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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배우 송선미 남편 ‘청부 의혹’ 곽모씨의 수상한 동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600억원대 자산가 할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는 손자 곽모(38)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수상한 동영상’을 발견해 분석 중이다.

자산가 할아버지 찍은 동영상 발견 # 손자 ‘재산’ 언급에 할아버지 답 안해 # 청탁살인 의혹, 살해범 동생 등도 관여

그는 배우 송선미씨의 남편이자 본인의 이종사촌인 고모(45)씨가 이를 문제 삼자 고씨를 청부살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 4부(부장 한석리)는 재일교포 1세 곽모(99)씨의 재산 600억여원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는 장손 곽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할아버지 곽씨를 찍은 동영상을 확보했다.

송선미씨 남편 살인사건 등장 인물

송선미씨 남편 살인사건 등장 인물

검찰 관계자는 "어린 손자가 100세 가까운 할아버지를 앉혀놓고 이런저런 안부 얘기를 나누는 내용으로, 중간중간 ‘재산’ 등을 언급한 대목도 등장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할아버지 곽씨는 동영상에서 손자 곽씨에게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손자 곽씨는 동영상을 찍은 배경에 대해 "할아버지와 기념을 남기기 위한 촬영이었다"고 진술했다.

해당 동영상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검찰은 할아버지 곽씨가 손자에게 재산을 넘기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보고, 지난 13일 곽씨와 그의 아버지(72) 및 법무사 김모씨 등 3명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할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았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찍은 동영상이 도리어 재산을 빼돌리려 한 결정적 증거물로 작용한 셈이다.

검찰에 따르면 곽씨 등은 할아버지가 국내 부동산을 증여하기로 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여계약서를 위조해 토지등기부등본의 명의를 바꾸고 700여억원을 가로채려한 것이다. 이들은 또 할아버지의 예금출금전표를 위조해 수억원을 출금한 혐의(사기)도 있다.

앞으로 수사 방향은 곽씨의 ‘청탁살인’ 의혹을 향할 전망이다.

배우 송선미씨의 남편 고모(45ㆍ영화 미술감독)씨를 살해한 조모(28)씨가 범행 전에 ‘최후의 수단 사용’ ‘XXXX(생선을 자르는 도구) 준비’ 등을 언급했음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씨의 살해 준비ㆍ모의 과정에 조씨 동생과 고향 후배 등이 관여한 정황도 확보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조씨는 지난 8월 21일 오전 11시 40분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고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알게 된 손자 곽씨와 가깝게 지내왔고 지난 5월부터는 함께 살면서 운전을 해주는 등의 도움을 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재산을 못 받게 된 고씨에게 먼저 연락해 소송과 관련된 정보를 넘겨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조씨는 앞선 경찰 조사 당시 “자료를 고씨에게 넘겼지만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씨 측은 “고인이 조씨를 만난 지 나흘 만에 살해됐다. 조씨가 어떤 정보나 자료를 갖고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거액을 주기로 약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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