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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귀환, 해밀턴 2년 만에 F1 챔피언 복귀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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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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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의 황제' 루이스 해밀턴(32·영국·메르세데스)이 2년 만에 챔피언 복귀를 앞두고 있다.

8일 일본 그랑프리 우승, 2위 페텔과 격차 벌려 #올 시즌 4개 대회 남아 사실상 우승 확정 #화려하게 돌아온 '천재' 페텔, 시즌 막판 부진

해밀턴은 8일 일본 시즈오카 인터내셔널 레이싱 코스에서 열린 일본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드라이버 포인트 306점을 누적했다. 이 대회에서 실격 당하며 포인트 추가를 못한 2위 세바스티안 페텔(30·독일·페라리)과의 격차를 59점으로 벌렸다. 올 시즌 4개 대회만 남겨두고 있어 해밀턴의 챔피언 등극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지난 시즌 F1에서는 니코 로스베르크(385점)가 생애 첫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로스베르크는 우승을 뒤로 한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승부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로스베르크와 2위 해밀턴(380점)의 격차는 5포인트에 불과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순위가 결정됐다. 그 대회에서 해밀턴이 우승했는데, 로스베르크가 3위 아래로 쳐졌다면 최종 순위가 뒤바뀔 수 있었다.

지난해 F1 월드 챔피언을 차지한 니코 로즈버그(왼쪽)와 2위를 차지한 루이스 해밀턴 [사진 F1 홈페이지]

지난해 F1 월드 챔피언을 차지한 니코 로즈버그(왼쪽)와 2위를 차지한 루이스 해밀턴 [사진 F1 홈페이지]

로스베르크가 떠난 자리는 지난 대회 4위였던 페텔이 차지했다. 우리에게는 코리아 그랑프리(2011~13년) 3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2007년 미국 그랑프리에서 데뷔한 페텔은 첫 대회부터 8위에 올라 최연소(19세 349일)로 F1 포인트를 얻었다. 2008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는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10년 첫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모두 최연소 기록이었다.

'천재의 귀환'이었다. 페텔은 레드불 레이싱 소속이던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월드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랑프리 대회 우승만 통산 46차례나 했다. 통산 7차례 챔피언에 오른 미하엘 슈마허(은퇴)의 시대를 넘어 '페텔의 시대'가 열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4년 해밀턴에게 챔피언 자리를 내준 뒤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페텔은 2015년 자신을 키워준 레드불을 떠나 페라리에 입단했다. 2015년에는 3위, 지난해에는 4위에 그치면서 페텔의 전성기가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대회인 호주 그랑프리에서 1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호주 대회 이후 3차례 더 우승하며 4년 만의 월드 챔피언 탈환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 8월 벨기에 그랑프리 이후 3개 대회 연속으로 우승한 해밀턴에게 종합 1위를 빼앗겼다. 결국 2위로 떨어지며 해밀턴을 추격하는 입장이 됐다. 페텔은 오히려 3위 발테리 보타스(234점)의 추격을 받게 됐다.

[F1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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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이 올해 우승하면 월드 챔피언에 네 번째로 등극하게 돼 페텔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해밀턴과 페텔은 미하엘 슈마허의 뒤를 이을 천재 드라이버로 손꼽혔다. 데뷔 초기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2008년 해밀턴이 최연소 그랑프리 우승을 기록했고, 2년 뒤 페텔이 해밀턴의 기록을 깼다.

세바스티안 페텔.

세바스티안 페텔.

페텔이 다소 부침을 겪는 사이 해밀턴이 강자로 올라섰다. 둘이 선두 다툼을 벌이는 건 오랜 만이다. 해밀턴은 페텔과의 승부를 "최고 대 최고의 대결"이라고 표현했다. 페텔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지난해 페텔은 "F1이 드라이버의 경쟁보다 차량의 기술적 요소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고 있다. 모터스포츠가 본연의 가치를 잃어서는 안된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해밀턴과 그의 소속팀 메르세데스를 향한 칼날이었다. 2014년 F1 차량 규정이 바뀌면서 이에 재빨리 적응한 메르세데스가 기술적 우위를 점했고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F1은 더 빠른 속도 경쟁을 위해 레이스 차량의 타이어 폭을 넓히고 차체도 변경하는 등 규정을 대폭 손질했다. 메르데세스가 여전히 강하지만 그렇다고 독주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해밀턴과 페텔의 라이벌 대결을 위한 무대가 제대로 깔린 것이다.

해밀턴과 페텔은 벌어들이는 수입도 비슷하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해밀턴과 페텔의 연봉(승리 수당 포함)은 3800만 달러(약 430억 원)로 비슷하다. 하지만 광고 수입 등 부가 수익을 더한 액수는 해밀턴이 4600만 달러(약 523억원)로 3850만 달러(약 437억 원)의 페텔보다 많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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