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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자책골 수비 조직력 문제 … 김주영만의 잘못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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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주영

김주영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뒤 치른 첫 A매치에서 완패를 당했다.

축구대표팀 러시아 평가전 패배 #“수비라인 확정, 조직력 가다듬어야” #이청용·권창훈 등 공격진은 부활

한국은 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원정 평가전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전반에 한 골, 후반에 세 골을 내줘 2-4로 졌다. 0-1로 뒤진 후반 10분과 11분에 수비수 김주영(29·허베이 화샤·사진)이 연속 자책골을 기록해 스코어가 0-3으로 벌어진 게 결정적이었다. 후반 38분 한 골을 더 내줘 스코어가 0-4까지 벌어졌지만 후반 42분과 추가시간에 권경원(25·텐진 취안젠)과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이 연속골을 터뜨려 2-4로 경기를 마쳤다. 신태용(47) 감독 부임 이후 축구대표팀 전적은 2무1패다.

경기 후 수비수 김주영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A매치 관련 기사마다 ‘축구대표팀이 특급 골잡이를 찾았다’는 조롱 댓글이 쏟아졌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에 빗대 ‘빅토르 김’이라는 별명도 등장했다.

김주영은 빠르고 영리한 수비수다. 센터백으로는 키가 작은 편(1m84cm)지만 1m 가까이 뛰어오르는 점프력과 100m를 11초 대에 주파하는 스피드가 돋보인다. 연세대 재학 시절엔 “의욕이 사라졌다”며 축구를 그만두고 반 년 넘게 일반 학생으로 생활한 경험도 있다. 다시 축구를 시작한 뒤 이를 악물고 노력한 끝에 축구대표팀에 뽑힌 그를 두고 동료들은 ‘악바리’라 부른다. 러시아전은 그의 10번째 A매치였다.

축구 전문가들은 러시아전 패배의 책임을 김주영에게 전가하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자책골은 수비수들 사이의 위치와 역할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급하게 볼을 처리하려다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김주영의 자책골을 포함해 러시아전 4실점 모두 수비 조직력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임 슈틸리케 감독 시절부터 A매치에 나서는 수비진의 구성이 매 경기 바뀐다. 하루 빨리 대표팀 주전 수비라인을 확정지어 조직력부터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는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오랜 부진을 딛고 대표팀에 컴백한 이청용(29·크리스탈 팰리스)은 후반 막판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프랑스 무대에서 활약 중인 권창훈(23·디종)은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지동원(26·아우크스부르크)은 지난해 10월 카타르전(3-2승) 선제골 이후 1년 만에 A매치 득점을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해외파들만으로 경기하다보니 공격과 수비 모두 조직력이 부족했다”면서 “10일 모로코전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더욱 활발한 움직임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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