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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통령이 10년 전 남긴 방명록 뒤에 文 대통령이 쓴 말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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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연휴인 6일 오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양진당에서 종친회 분들과 차담 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문때 작성한 방명록을 본 뒤 그 뒷장에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연휴인 6일 오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양진당에서 종친회 분들과 차담 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문때 작성한 방명록을 본 뒤 그 뒷장에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오래된 친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방명록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문재인 대통령이 종이 한 장을 천천히 넘겼다. 그리고 바로 뒷장에 방명록을 남겼다.

6일 오후 안동 하회마을 양진당. 추석 연휴를 맞아 문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양진당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豊川面) 하회리(河回里)에 있는 조선 중기의 건물로 조선 선조(宣祖) 때의 문신 류성룡의 형인 류운룡의 종택으로 풍산 류씨 종가이다. 보물 제306호로 사랑채는 고려건축양식이며 안채는 이조건축양식으로서 고려양식과 이조양식이 공존하는 고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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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역사와 품격에 감동받았습니다. 잘 보존하고 가꾸는 정성은 더 훌륭한 듯 합니다"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2월 7일자로 남겼다. 그로부터 10년 뒤 문 대통령은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 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작성했다.

재조산하(再造山河)는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서애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적어 준 글귀로,'나라를 다시 만들다'라는 뜻이다. 징비(懲毖)는 전에 있었던 잘못과 비리(非理)를 경계하여 삼간다는 뜻이다. 류성룡이 지은 징비록(懲毖錄)이라는 책 제목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 류성룡은 퇴계의 제자이자 임진왜란을 이겨낸 일등공신으로, 왜적이 쳐들어올 것을 알고 이순신과 권율 등 인재를 등용, 군비확충에 힘쓴 명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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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의 형의 종가에 방문해, 10년 전 노 전 대통령은 '역사'를 생각했고 문 대통령은 나라를 둘러싼 어지러운 형국과 다가올 미래를 대비했던 류성룡의 정신을 되새기겠다는 의미를 방명록에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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