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여성 운전이 허용된 사우디아라비아에 자동차 회사들의 광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사우디에서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는 시기는 내년 6월이지만 새로 열린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는 자동차 안의 룸미러(뒤를 볼 수 있는 거울)에 이슬람 여성 눈매가 반사된 광고를 공개했다. 바탕을 검은색 바탕과 여성의 눈이 보이는 룸미러가 대비되면서 눈만 내놓고 검은색 천으로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전통 복장 니캅을 연상하게 한다. 광고 카피는 ‘운전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이다.
독일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도 아랍권 여성이 치장 목적으로 하는 지워지는 문신인 헤나로 꾸민 손이 운전대를 잡은 모습을 담은 영상을 광고로 활용했다. 카피는 ‘이제는 당신 차례’.
일본 닛산은 ‘2018 GRL’이라고 새겨진 사우디 자동차 번호판을 광고로 내보냈다. 내년부터 여성(GIRL)이 운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규어는 향수와 립스틱, 화장 도구만 있던 여성의 핸드백 속 소지품에 자동차 열쇠가 추가되는 모습의 동영상과 함께 ‘도로는 이제 당신 것’이라는 카피를 썼다.
사우디 20세 이상 여성 인구는 외국인을 포함해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그간 운전은 할 수 없었지만 남성 보호자 마흐람이 동의하면 자동차는 소유할 수 있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