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화석 연료를 대신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면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여러가지 화학물이 발생한다. 이에 반해 수소 연료전지의 경우는 부산물로 물만 생기는 덕분이다. 하지만 이 수소 에너지가 마냥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팀은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수소연료 사용이 갑자기 늘어나게 되면 오히려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수소 이용이 늘어나게 되면 파이프라인이나 저장시설, 처리공장에서 수소가 새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자동차나 발전소의 연료전지에서도 수소가 샐 가능성이 크다. 수소는 비중이 가벼워 공기 중에 나오면 바로 상승한다. 이렇게 해서 인공 수소와 자연에 존재하는 수소가 합쳐지면 현재보다 2~3배 많은 수소분자가 성층권에 몰리게 된다. 성층권에 몰린 수소는 산소와 결합해 물로 변한다.
칼텍 연구팀은 그 결과로 성층권 아래쪽의 온도가 내려가 오존의 화학 반응에 이상을 불러올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북극과 남극에 지금보다도 더 거대한 오존 구멍이 생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여기에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도 수소 연료전지를 충전하는 인프라를 갖추려면 차 한대당 최소 5천달러를 써야 할 것이라는 공동 연구결과를 최근 내놨다. 차라리 굴뚝에서 나오는 석탄연료의 오염을 낮추는 편이 돈이 적게 든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부시 대통령은 12억달러의 연구자금을 차세대 에너지인 수소 연료전지 연구에 배당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의 도로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는 테스트용 수소연료 차만 50여종이 넘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도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가 2억달러를 수소를 생산.보급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산.학.연에 지원하기로 해 올 12월부터 첫 지원이 시작될 참에 등장한 이런 우려들이 수소 에너지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거리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