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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성대결 재추진...'스키 여제'의 꿈이 이뤄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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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여제' 린지 본. [중앙포토]

'스키 여제' 린지 본. [중앙포토]

 '스키 여제' 린지 본(33·미국)의 오랜 꿈은 남자 선수와 성(性)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그의 오랜 꿈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AP는 29일 '미국스키협회가 다음달 초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시즌 미팅에서 본의 남자대회 출전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AP는 '본의 남자대회 출전은 FIS 알파인 이사회에서 먼저 다뤄진 뒤 이를 통과하면 10월 6일경 집행위원회에 상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키 알파인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본은 여자 스키계의 전설이다. FIS 월드컵에서 통산 77회 우승해 여자 선수 가운데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앞으로 9승을 더하면 남자 선수의 FIS 알파인 월드컵 최다승 기록인 잉에마르 스텐마크(은퇴·스웨덴)의 86승과 같아진다.

여자 스키계에서 말 그대로 이룰 게 없는 본은 수년 전부터 남자 선수들과의 경쟁을 추진해왔다. 그는 2012년 FIS에 남자 선수들과 경쟁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FIS는 "하나의 성을 가진 선수는 이성이 경쟁하는 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없다"면서 이를 기각했다. 본은 지난 3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12월 안에 승인 받으면 좋겠다. 은퇴 전에 남자들과 경쟁할 기회가 꼭 오길 바란다"면서 성대결 의욕을 불태웠다.

알파인 스키에서 경사가 가장 급하고, 속도가 빠른 활강 경기는 남녀 코스가 다르게 진행돼왔다. 그나마 지난 2014년 3월 스위스 렌저하이드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남녀 활강이 같은 코스에서 열렸다. 당시엔 남자 선수의 우승 기록이 여자 선수 기록보다 2.32초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19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하려는 본은 만약 FIS가 남자 대회 출전을 허용한다면 내년 11월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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