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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몰고 다닌 구단만 4개 '흥행 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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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 경기에서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이날 관중 1만5625명이 들어오면서 합계 101만1892명을 기록했다. 한 시즌 사직 관중이 100만 명을 넘어선 건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올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한 팀은 롯데를 비롯해 두산 베어스(106만9829명), LG 트윈스(107만4683명), KIA 타이거즈(102만4830명)까지 네 팀이다. 프로야구 36년간 네 팀이 100만 관중을 달성한 2012년(롯데·LG·두산·SK)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10개 구단 체제가 된 2015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사상 처음 8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지난해에도 100만 관중 팀은 서울 연고 팀인 LG와 두산뿐이었다.

두산·LG·KIA·롯데 올 100만 돌파 #36년간 4팀 동시 달성 2012년 유일 #지난해 834만 최다관중 기록 깰 듯 #WBC 실망한 팬들 엘롯기 대첩 귀환 #비수기도 없어 … 가족·여성 팬 한몫

관중그래픽

관중그래픽

사상 최다관중 기록 달성도 탄력을 받았다. 최장 10일인 추석 연휴 기간이 30일 시작되면 야구장을 찾는 관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30일부터 정규시즌이 끝나는 다음 달 3일까지 12경기가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KIA와 두산의 1위 싸움, ‘국민 타자’ 이승엽의 은퇴행사 등 흥미 있는 이슈가 많기 때문에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 관중이 많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대로 된다면 지난해 총관중 수(833만9577명)도 넘어설 수 있고, 그럴 경우 역대 최다관중 기록도 세운다.

입장 수입도 늘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입장 수입이 지난해(870억원)보다 2% 늘어난 887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역대 최다 입장 수입이 된다. 중계권료(공중파·케이블·모바일 등) 500억원과 타이틀 스폰서십 70억원, 머천다이징 금액 60억원까지 더하면, 올해 KBO리그의 총수입은 약 1517억원이 된다. 지난해(1300억원)보다 16% 증가한 것이다.

3월 31일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흥행을 예상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없었다. 개막 3연전이 5개 구장(잠실·인천·대구·고척·창원)에서 열렸는데, 15경기 중 2경기만 매진됐다. 지난해에는 개막 12경기(3경기 우천 최소) 중 4경기가 매진됐다. 평균 관중 수는 1만2996명으로 전년(1만5536명) 대비 16.3% 감소했다. 한국이 서울에서 3월에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1라운드에 탈락했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메리트 파문’까지 덮치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이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6일 사상 첫 100만 홈 관중을 기록한 뒤 인사하는 KIA 선수단. [광주=연합뉴스]

지난 26일 사상 첫 100만 홈 관중을 기록한 뒤 인사하는 KIA 선수단. [광주=연합뉴스]

분위기를 바꾼 건 전통의 인기구단 LG·롯데·KIA, 일명 ‘엘롯기’였다. 이들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면서 팬들을 야구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프로야구는 휴가철과 잔여 경기가 띄엄띄엄 열리는 8~9월이 비수기다. 2012년 이후 최근 5년간 이 기간 평균 관중은 9000~1만 명 선이다. 그런데 ‘엘롯기’ 덕분에 비수기도 사라졌다. 특히 지난달엔 롯데와 LG가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강 경쟁을 이끌면서 흥행을 주도했다. 또 이달 들어선 5개월 내내 1위였던 KIA가 두산에 바짝 쫓기는 바람에 정규시즌 우승 싸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LG는 결국 가을야구에서 멀어졌지만, 롯데가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시즌 막판까지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다. 이런 변수들에 힘입어 올해 8~9월 평균 관중은 1만2000여명을 기록했다.

빅보이 이대호가 친정팀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가 30일 서울 잠실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호텔 사파이어볼에서 입단식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2001년 롯데 2차 1순위로 입단 이후 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KBO 리그 통산 1,150경기에 나서 타율 3할9리,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 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1.30/

빅보이 이대호가 친정팀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가 30일 서울 잠실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호텔 사파이어볼에서 입단식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2001년 롯데 2차 1순위로 입단 이후 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KBO 리그 통산 1,150경기에 나서 타율 3할9리,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 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1.30/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초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활약도 흥행에 크게 기여했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6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이대호는 올 초 롯데와 4년간 총액 15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많은 나이(35세)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타율 0.325, 34홈런, 111타점으로 롯데의 상승을 이끌었다. 이대호 유니폼은 팀 내 판매 1위다. 4년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을 한 KIA 최형우도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활약은 유니폼 판매로 이어졌는데, KIA 선수 중 김선빈(타율 1위)에 이어 판매량 2위다. KIA 홍보팀 고강인 대리는 “선수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160%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올해 흥행에 성공한 걸 보면 국제대회 성적보다 야구팬들의 응원 팀에 대한 충성도가 흥행에는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가족 팬이나 여성 팬이 늘어나는 등 프로야구가 시민들의 여가문화 중 하나로 정착한 것도 흥행에 긍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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