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 진입 장벽 낮은 검색광고, 소상공인들에 적합한 모델로 자리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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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광고 시장 탄생 20년 #네이버 광고 63% 10만원 이하 #키워드 활용으로 효율적 성과

지금부터 20년 전인 1997년 미국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빌 그로스(Bill Gross)가 ‘고투닷컴(Goto.com)’을 만들었다. 고투닷컴은 검색어마다 그에 맞는 광고를 매칭하는 방식의 새로운 광고 모델을 소개했다. 오늘날 대다수 인터넷 기업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모델이 된 검색광고의 시초다.

이마케터는 2017년 전 세계 검색광고 시장 규모를 1036억8000만 달러(약 117조 9900억원)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 광고 시장의 17.5%에 해당한다. 구글·네이버 등 국내외 IT 기업은 검색광고를 원동력으로 인터넷 산업을 이끌어 왔다.

검색광고 시장이 20년 만에 이처럼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는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광고할 수 없었던 소상공인들이 검색광고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롱테일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김지영 교수는 지난 15일 열린 한국광고홍보학회의 ‘검색광고 탄생 20주년 특별 세미나’에서 “검색광고는 진입 장벽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전략을 잘 짜면 작은 예산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광고주의 63%는 한 달에 10만 원 이하의 광고비를 내는 소액광고주다. 월 광고비 50만원 이하의 광고주는 83%이다. 월 광고비는 10만원 이하지만 사용 검색어는 적지 않다. 월 광고비 10만원 이하의 광고주는 평균 50개의 검색어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는 광고주가 활용 가능한 낮은 단가의 검색어가 많기 때문”이라며 “네이버 검색광고주가 사용하는 검색어의 69.8%는 단가가 100원 미만이고 88.8%는 300원 미만이다”라고 전했다.

학계 및 업계에서는 검색광고의 효과를 입증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마이클 루카 교수는 2016년 10월 검색광고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루카 교수는 미국 내 식당을 대상으로 3개월에 걸쳐 광고 효과를 조사한 결과 광고를 진행한 식당의 사이트 조회수가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당 위치를 묻는 빈도는 18%, 웹 사이트의 클릭률은 9% 증가했다. 이런 효과는 광고를 내리자 바로 사라졌다.

검색광고만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해외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한 국내 사업가도 있다. 발전기와 인버터를 세계 각국에 판매하는 팅클발전소를 운영하는 홍성진 대표이다. 홍 대표는 네이버 검색광고를 통해 창업 초에 비해 매출을 250배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2001년 3월 회사를 설립했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다가 2007년 5월 처음으로 검색광고를 이용해 마케팅을 시도했다. 당시 팅클발전소의 검색광고비는 5만5000원이었다. 한 달 매출은 100만원이었다. 홍 대표는 “당시 그 정도 돈으로 사업을 알릴 방법이 검색광고밖에 없어 시작했는데 광고를 내자마자 3개월 정도의 주문이 들어왔고 이후 지금까지 검색광고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팅클발전소의 연 매출은 30억원 수준이다. 월 매출은 2억5000만원으로 2007년에 비해 250배 증가했다. 홍 대표는 “검색광고를 통해 주문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늘었고 늘어난 수익만큼 광고비 규모도 키우면서 다시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냉장고 정리수납용기 분야의 대표 기업 두두월드도 검색광고를 활용해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두두월드의 연간 온라인몰 판매 매출은 네이버 검색 광고를 처음 시작했던 2012년 약 10억원에서 2016년 약 80억원으로 8배 증가했다. 광고비는 2012년 12월 약 100만원에서 2016년 월 평균 약 600만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가톨릭관동대 김은화 박사는 “검색광고는 지역기반 소상공인들이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라며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행동은 계속될 것이며 소상공인의 비즈니스에 있어서 검색광고의 효과도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소상공인이 검색광고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 역삼·왕십리 지역과 부산 지역에 무료 교육 공간 ‘파트너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 방문이 어려운 소상공인도 언제든 무료로 온라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온라인 사이트를 열었다. 2013년 5월부터 현재까지 20만 명 이상의 광고주가 온오프라인 상의 정규 교육에 참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광고주 3300명을 대상으로 교육 전후 3개월간의 광고성과를 분석한 결과 교육 수강 3개월 후의 검색 광고 단가가 교육 수강 3개월 전의 광고 단가에 비해 평균 15% 정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기간 동안 광고 효과(클릭률)는 그대로였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김지영 교수는 “검색어는 사업자의 상황과 타깃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무한하게 확장할 수 있는 만큼 광고주가 이런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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