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몰 8평 옷가게 사장님, 한 달에 얼마 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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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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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이르면 올 12월부터 복합쇼핑몰·아웃렛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월 2회 주말 의무휴업을 실시키로 한가운데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무엇보다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 내 입주 상인들의 불만이 크다. "자신들도 소상공인인데 왜 소상공인 살리는 정책에 자신들이 피해를 봐야하느냐"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쇼핑몰 입주 상인들은 한 달에 얼마를 벌까. 중앙일보가 최근 접촉한 차영남(60)씨는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26.4㎡(8평) 넓이 옷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그의 지난달 매출은 1000만원이었다. 2월까지는 이보다 두배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THHAD·사드) 체계 사태가 벌어지면서 관광객이 줄어드는 바람에 돈벌이가 반토막이 났다.

차씨는 매출의 70%를 주말 장사로 올린다. 지난달엔 700만원의 매출이 주말에 발생했다는 뜻이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코엑스몰 의무 휴업(월 2회 주말 휴무) 제도에 비판적이다. 주말에 쉴 때 발생할 수 있는 매출 감소 타격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차씨는 “현재 일요일에만 아르바이트를 쓰는데도 내 수입은 월 50만원도 안 된다”며 "한 달에 일요일 두번을 쉬면 매출 175만원이 날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말(토·일) 영업이 월 8회라고 봤을 때, 이 중 2회를 쉬면 매출 25%가 줄어든다(700만원×25%=175만원)는 계산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월 2회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적용에 반발하고 있다.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의 휴일 매출이 평일의 2~3배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시행 시 매출과 이익 타격은 5~1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계산으로는 일요일 이틀을 쉴 경우 연간 복합쇼핑몰ㆍ아웃렛 4조5000억원, 백화점에서 3조원 등 약 10조원이 날아간다. 또 복합쇼핑몰에서만 일자리 7000개가 줄어다는 게 유통업체들의 주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쇼핑몰에 의무휴업을 적용해도 전통시장 유입 인구 증대 효과가 미미한 상황에서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출점이 제한되고 복합몰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일자리 창출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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