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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 회장 "사운드하운드 기술 업고 AI로 세계로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실리콘밸리의 음성인식 전문기업 ‘사운드하운드’에 KT가 500만 달러(약 56억원)을 투자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1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KT의 AI 기술에 사운드하운드의 현지 기술을 더해 해외 진출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운드하운드는 멜로디만 허밍하면 그 멜로디가 어떤 곡인지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하다.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

 황 회장은 “사운드하운드는 미국에서 IBM 등 어느 대기업보다 음성인식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투자 금액은 적지만 사운드하운드가 KT와 한국의 ICT(정보통신기술)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기술 교류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멜로디 흥얼거리면 제목 알려주는 앱 개발 사운드하운드에 #500억 달러 투자해 음성인식 '기가지니'AI 스피커에 접목 #영어버전 다음달 출시하고, AI 기술로 해외 시장 노린다

AI를 통한 해외 진출의 토대는 출시 7개월 만에 최근 20만 가입자를 돌파한 AI 스피커 ‘기가지니’다. 다음달 중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버전이 출시된다. 여기에 사운드하운드의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까지 얹어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복안이다.
황 회장은 “미국의 각 지역별 케이블 사업자에 기가지니를 셋톱 박스 형태로 공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기가지니 같은 소비자용 제품 뿐 아니라 콜센터 솔루션 등 음성인식을 활용한 기술 개발에 사운드하운드와 다양한 협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황 회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KT융합기술원을 찾아 AI 기술 개발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2~3곳의 미국 벤처캐피털에 투자도 한 상태라고도 공개했다. 투자로 거둘 수 있는 이익도 이익이지만 이들을 통해 미국 현지의 급변하는 기술과 스타트업 정보를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미 샌프란시스코 일정 이후엔 14일(현지 시각) 동부의 보스턴으로 가 현지 인터넷망 업체와 ‘기가 와이어’ 협약도 체결한다. 낡아빠진 구리선을 그대로 활용해 초고속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보스턴지역 13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는 “보스턴은 물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100년 이상 된 보존 건물이 많아 도심 곳곳의 기존 구리선 인터넷 망을 새 망으로 교체하기 힘든 미국 도시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하나 그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힘을 주고 있는 분야는 ‘에너지’다.
황 회장은 “통신 회사가 무슨 에너지 사업을 하나 하겠지만 KT의 기술이 어느 누구보다 앞서 있는 분야가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안쓰거나 덜 쓰게 만드는 ‘네가(Nega)와트(네거티브+와트의 합성어)’ 기술이 그 핵심이다. 빅데이터로 전력망을 관리, 제어해 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솔루션이다.
황 회장은 “에너지의 핵심 원료가 기름이 아니라 데이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중소형 빌딩과 공장 1만 곳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병원의 경우 기존 전력 소모량을 70%나 줄인 경우도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엔 이미 이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수출했는데, 이를 선진국으로까지 넓혀볼 요량이다.

 황 회장은 휴대전화 통신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정부에 어떤 대응을 할 것이냐고 묻자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투자를 해놓고 과실을 따야 할 때 그렇게 못한다면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한숨)….”
그 대책이 무엇이냐는 거듭된 질문엔 답을 피했다. 샌프란시스코=최지영 기자 choi.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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