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상속녀가 집에 90마리 고양이를 키울 수 밖에 없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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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반경 4㎞의 길고양이를 책임지는 이은미씨의 이야기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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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MBC 방송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24억 상속녀, 왜 90마리 캣맘이 됐나' 편을 방송했다.

영상의 주인공인 이씨는 한때 집에 90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집 안에는 수많은 고양이 때문에 발 디딜 틈도 없다.

이은미씨. [사진 MBC]

이은미씨. [사진 MBC]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러 다니는 이씨 때문에 동네 주민들은 불만이 많다. 이씨는 밥을 주러 다닐 때마다 주민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다친 고양이를 직접 구조한다. 아프고 병든 길고양이를 직접 치료해 집으로 데려가거나 분양을 시켜주기도 한다.

주민들의 항의에도 여전히 길고양이를 챙기는 이씨. [사진 MBC]

주민들의 항의에도 여전히 길고양이를 챙기는 이씨. [사진 MBC]

주민들은 이런 이씨 때문에 동네에 고양이 배변물이 많아졌고, 고양이 울음소리에 일상생활이 힘들다 호소했다. 이씨와 주민들의 다툼에 경찰이 출동하는 것은 예삿일이 되어버렸다.

90마리의 고양이와 길고양이에게 주는 사료는 한 달에 약 200㎏이나 쓰인다. 사룟값에 병원비, 배변 패드 등 고양이에게 들어가는 돈만 한 달에 200만원이 넘는다. 심지어 돈이 모자라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씨는 고양이들 때문에 자신과 가족의 생활도 잘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큰딸이 "엄마가 감당이 안 돼서 저는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사진 MBC]

큰딸이 "엄마가 감당이 안 돼서 저는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사진 MBC]

이씨의 큰딸마저 "엄마가 감당이 안 돼서 너무 힘들어요"라고 밝혔다.

이씨가 이렇게 고양이를 챙기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씨는 "친정엄마가 딸에게 짐이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하면 나는 '아니다. 오래 사시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를 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나에게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집에 90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이씨. [사진 MBC]

집에 90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이씨. [사진 MBC]

이씨는 한때 친정어머니에게 24억을 물려받은 자산가였다. 그러나 연이은 사업 실패에 더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다.

그 힘든 시기를 채워준 것은 바로 고양이들이었다. 이씨는 "고양이가 의지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병원 관계자는 "동물을 사랑하더라도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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