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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이 시민들 열 스트레스 낮춰 준다

중앙일보

입력

폭염이 이어진 지난 여름 대구시 중구 동성로 2·28 기념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그늘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도시공원은 면적이 작아도 폭염을 식히는 역할이 큰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 분석결과 확인됐다.[연합뉴스]

폭염이 이어진 지난 여름 대구시 중구 동성로 2·28 기념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그늘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도시공원은 면적이 작아도 폭염을 식히는 역할이 큰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 분석결과 확인됐다.[연합뉴스]

작은 도시공원이라도 주변 아파트나 상가 지역보다 여름철 폭염을 씻어주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제주대 지난달 3~4일 #수원 효원공원에서 열쾌적성 지표 측정 #낮 폭염 때 공원이 주거, 상가지역보다 #열 스트레스 등급 2단계나 낮아 #야간엔 더위 빨리 식어 '냉섬 현상'도

국립환경과학원은 제주대와 함께 지난달 3일부터 40시간 동안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효원공원과 주변 지역에서 '열(熱) 쾌적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도시공원은 식물에 의한 증발산 효과와 그늘로 인해 상업·주거지역보다 주·야간 모두 더 쾌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당시 수원 지역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폭염주의보 상태였다.

열 쾌적성 지표(Physiologically Equivalent Temperature, PET)란 독일에서 개발된 지수로, 일사량의 영향을 받는 여름철 야외 공간에서 기온·상대습도·풍속·복사에너지를 사용해 인체로 흡수되는 에너지양과 주변으로 방출되는 에너지양을 파악, 인간이 느끼는 열 스트레스를 산출하는 것이다.
PET의 단위는 온도와 같은 도(℃)를 사용하지만, 실제 측정되는 기온과는 다른 값이다.

열 쾌적성 지표는 9단계로 구분되는데, 23~29도는 약한 열 스트레스, 29~35도는 중간 열 스트레스, 35~41도는 강한 열 스트레스, 41도 이상은 극한 열 스트레스 등으로 구분한다.

도시 근린공원와 주변 상업, 주거지역의 낮 시간 동안의 기온과 열쾌적성 지수(PET) 비교.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도시 근린공원와 주변 상업, 주거지역의 낮 시간 동안의 기온과 열쾌적성 지수(PET) 비교.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연구팀이 지난달 4일 오후 1시를 전후해 계산한 효원공원의 PET는 평균 35도로 중간 열 스트레스 상태였다.
반면 저층 아파트단지 주변은 48.6도, 상업지구는 47.8도, 고층아파트 단지는 45.3도로 극한 열 스트레스 상태였다.
태양에 노출된 주거·상업지역은 효원공원 나무 그늘보다 PET가 두 단계나 높았다.

또 야간(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에는 공원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먼저, 더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ET가 29도 미만인 낮은 열 스트레스 상태에 도달하는 시간은 공원이 오후 6시 30분이었고, 저층 아파트는 오후 7시30분, 고층아파트와 상업지구는 오후 8시였다.

야간 시간 전체로는 공원이 24.3도, 저충 아파트 25.3도, 상업지구 26.1도, 고층아파트 26.7도 등으로 같은 약한 열 스트레스 단계 내에서도 공원이 가장 낮았다.

일몰 후 도시 근린공원과 주변 상가, 주거지역에서 열쾌적성 지수의 변화 모습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일몰 후 도시 근린공원과 주변 상가, 주거지역에서 열쾌적성 지수의 변화 모습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과학원 자연환경연구과 공학양 연구사는 "1983년에 준공된 저층 아파트는 주변에 오래된 나무들이 있어 공원과 유사한 열환경 양상을 보인 데 비해, 고층아파트는 건물의 용적이 많은 탓에 새벽에도 복사열이 식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원 지면의 냉각된 공기로 인해 야간에는 주변보다 기온이 떨어지는 '냉(冷)섬 현상(Cool Island Effect)'까지 발생됐다.
냉섬 현상은 도시 중심부가 외곽보다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의 반대 개념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도시공원은 폭염이나 열섬 현상 등과 같은 열 재해를 막을 수 있는 대응 방안 중의 하나"라며 "도시 지구 단위 계획 등에서 열 쾌적성을 높일 수 있는 근린공원의 적정 비율 산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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