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내 보좌관이라면 48시간內 해고"…정의용 맹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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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12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해 “걸핏하면 백악관의 맥 마스터 안보보좌관과 전화한 걸 가지고 ‘미국의 생각은 이것이다’라고 정보를 독점하고 편향된 사고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입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러 정상회담 광경을 지켜본 지인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 말씀 자료가 외교부 사무관 수준의 허접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고, 청와대 누구도 사실을 검증하거나 전략적 고민을 하지 않는 데 대해 매우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 [연합뉴스]

김종대 정의당 의원. [연합뉴스]

그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과거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니까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왔다’는 황당한 설명이 있고, 이런 허위사실을 근거로 ‘북한에 원유 수출 금지’와 ‘북한의 해외노동자 수출 완전 차단’ 주장이 실려 있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당연히 설득력이 없는 문 대통령 주장을 푸틴은 일축해버렸다”면서 “만일 제 보좌관이 이런 보고서를 저에게 제출했다면 48시간 이내에 해고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3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3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 의원은 유엔 안보리가 이날 오전 의결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애초 미국이 공언했던 대북 원유 수출 중단이나 노동력 수출 문제가 빠져 있는 점도 언급하면서 “여기서 우리 정부의 외교 난맥의 일정한 패턴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을 공언하면 청와대 안보실이 지레 겁을 먹고 미국보다 더 강경한 말을 쏟아낸다”며 “그러면 미국은 슬그머니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그러면 우리만 외톨이가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6월 ‘북한 핵 동결시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전략자산 배치 철회’라는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주장을 청와대가 ‘개인적 생각’이라고 선을 그은 데 대해 “알고 보니 그 시각에 정의용 실장이 맥 마스터 안보보좌관을 찾아가 밀담을 나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문 실장의 주장은) 북한은 손해 보는 장사”라며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지레 ‘미국이 싫어한다’며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을 다 제거해버린 청와대 내부의 인사가 도대체 누구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봉쇄로 간다고 지레 겁먹고 미국을 대신해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러 다닌 이런 저자세 외교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람이 누구겠냐”며 “결국 정상외교가 외교부 사무관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정 실장을 거듭 비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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