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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100원→한국서 1만원,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유통한 일당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경북 경주경찰서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 일당 15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회수한 가짜 약. [사진 경주경찰서]

12일 경북 경주경찰서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 일당 15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회수한 가짜 약. [사진 경주경찰서]

경찰이 중국에서 들여온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속여 판 일당 15명을 검거했다. 현직 약사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2017년 4년간 중국에서 가짜 비아그라 등 사들여 국내에서 판매 #경주 경찰, 올 7월 초 경주의 한 약국서 가짜약 판매한다는 첩보 받아 #서울의 총책임자를 비롯해 가짜 약 받아 판매한 현직 약사들 줄줄이 검거 #

경북 경주경찰서는 12일 중국에서 만든 가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을 수입해 유통한 총책 A씨(65) 등 5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에게서 가짜 약을 사들여 시중에 유통한 약사 B씨(65)를 포함한 10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3년부터 4년간 중국에서 제조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184만8000개(정가 277억원)를 사들였다. 중국에서 1알당 100원에 구입해 국내 약국 등에 1알당 1000~2000원에 판매했다. 약국에서는 사람들에게 정가인 1만~2만원에 팔았다. 각 유통단계마다 가격이 10배씩 뛴 셈이다.

경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대는 올 7월 초 경주의 한 약국에서 가짜약을 파는 것 같다는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정수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은 " 경주의 한 약국에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팔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실제 약을 받아 분석한 결과 가짜 약이었다. 그때부터 단계적으로 약의 유통경로를 추적했다. 거슬러 올라가 보니 서울에서 가짜 약 유통을 책임지는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A씨가 전국적으로 활동한 만큼, 현재 전국 약국 및 도매상에서 가짜 약이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경북 경주경찰서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 일당 15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회수한 가짜 약. [사진 경주경찰서]

12일 경북 경주경찰서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 일당 15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회수한 가짜 약. [사진 경주경찰서]

경찰은 국과수와 비아그라의 제조사인 미국 화이자 등에 가짜 약의 성분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들이 만든 제품은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정상 약과 달리 성분이나 용량이 일정하지 않고 제조 허가도 받지 않아서다.

비아그라 제품. [중앙포토]

비아그라 제품. [중앙포토]

또 시중에 나오는 시알리스 등 정상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최대 용량이 150㎎으로, 이들은 500㎎짜리를 제조해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수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은 "가짜 약의 경우 성분 과다함유 등 신체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구매에 주의해야 한다"며 "약의 불법 제조 등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범을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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