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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가지마세요"라는 말에도 자리 뜬 김성태? '장애인의 날'에 올린 SNS에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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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 "다음 일정 시간을 미룰 수 없어 나온 것을 악의적으로 왜곡" 해명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서구을)은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2차 주민토론회' 당시 발언자의 호소가 끝나기도 전에 토론회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의원은 "다음 일정 시간을 미룰 수 없어 나온 것인데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토론회 당시 김 의원은 "공진초 부지에는 한방병원을 짓고 특수학교는 마곡 대체부지에 지으라"면서 "이렇게 갈등이 큰데 왜 밀어붙이려고 하는지, (어쩌다) 이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솔직히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 발언 후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학교는 가야 하지 않느냐"며 "강서구 (장애) 아이들은 구로구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 10년 전부터 이미 구로구에 있는 학교에 가고 있다"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사진 JTBC 소셜스토리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JTBC 소셜스토리 유튜브 영상 캡처]

김 의원은 이 부대표가 말하는 도중 토론회장을 빠져나갔다. "의원님. 가지 마세요"라는 말에도 자리를 떴다.

김 의원이 토론회장을 떠나는 모습은 SNS 등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치열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건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사진 JTBC 소셜스토리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JTBC 소셜스토리 유튜브 영상 캡처]

◆조희연 교육감 "가공의 희망이다"=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한방병원을 지을 수 있다'는 김 의원이 만든 가공의 희망"이라고 했다. 2015년 총선 당시 김 의원의 공약은 강서구에 국립 한방의료원을 짓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공진초 부지는 학교 용지로, 그 외의 목적으로 쓸 수 없게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장애인의 날'에 올렸던 게시글 삭제?=김 의원은 지난 4월 20일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나는 사회복지사와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었다"며 "차별받는 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순수하지만 뜨거웠던 나의 초심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영원히 사라지길 꿈꿔본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 글은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사진 JTBC 소셜스토리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JTBC 소셜스토리 유튜브 영상 캡처]

◆"다음 약속 미루면서 자리 지켰으나…"=김 의원은 8일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짧은 인사말만 하고 가려고 했다"며 "애초 계획은 다른 일정을 위해 일찍 나오려고 했으나 분위기가 심각해 약속을 미루면서 자리를 좀 더 지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더는 미룰 수 없어 자리를 뜨게 된 것인데 그 과정에서 뒤를 돌아 주민들에게 잠깐 인사를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 장면만 편집해서 마치 장애인 부모가 울면서 호소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것처럼 호도가 됐다"며 "괴롭고 절박한 상황에 있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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