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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기각 위기' 김기춘, 일주일만에 변호인 7명 더 선임

중앙일보

입력

김기춘 전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김기춘 전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법정 기한을 넘겨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항소가 기각될 위기에 놓인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동명(60·사법연수원 11기) 변호사 등 7명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했다. 항소이유서 제출 당시 5명이었던 변호인단은 12명으로 늘었다. 이 중 법원장 출신이 3명, 서울고법을 거쳐간 변호사는 5명이다.

이 변호사는 2012년 내곡동 특검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의 변호를 맡았고 2013년 시작돼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사건을 수임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출신으로 지난 2011년 의정부지법원장을 끝으로 법복을 벗었다.

이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처음'의 김용덕(46·39기)·설대석(39·42기)·조홍찬(38·43기)·황방모(35·44기) 변호사도 함께 김 전 비서실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헌법재판관 출신 김문희 변호사(80·고등고시 사법과 10회)와 법원장 출신 이정락(78·고등고시 사법과 13회) 변호사도 같은 날 선임됐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1심 재판과정에서 19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방어에 나섰지만 지난 7월 27일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된 후 변호인 수를 대폭 줄였다. 그동안 법정에서 주로 변론을 맡아왔던 법원장 출신 김경종(63·9기) 변호사와 공안검사 출신 정동욱(68·4기) 변호사, 서울고법 판사 출신 이상원(48·23기) 변호사 등 5명만 먼저 선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대표변호인을 교체했다. 고법 판사 출신인 송우철(55·16기) 변호사 대신 법원장 출신 이인재(63·9기) 변호사가 대표로 나선다.

'항소 기각' 위기 속 '변호인 늘리기' 왜?

원칙적으로 항소이유서를 법정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가 기각된다. 항소가 기각된다고 곧바로 1심 선고대로 확정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낮은 형량을 받기는 어려워진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의 항소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3부는 곧바로 항소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고 김 전 비서실장을 포함한 피고인들과 박영수 특검팀 모두에게 공판준비명령을 일괄 전달했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공판준비명령을 했다고 해서 항소기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항소기각은 선고에 이르러서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언제 하는지는 통상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우선 당장은 재판에 출석해 항소이유서 '지각 제출'에 대해 재판부에 의견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변호인단 전력을 보강해 항소 유지에 희망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비서실장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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