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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지정 취소 후폭풍, 울산 성신고와 대구 경신고 전학사태

중앙일보

입력

자사고 지정 취소를 반대하던 울산 성신고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가 교문 앞에서 교장 퇴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성신고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자사고 지정 취소를 반대하던 울산 성신고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가 교문 앞에서 교장 퇴진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성신고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이 취소된 울산 성신고와 대구 경신고에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전학 사태와 교장 퇴진운동 등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성신고,한해 20명이던 전학생이 지난해 34명, 올해 33명으로 늘어 #학부모 "약속 지키지 않았다"며 등록금내지 않고 교장 퇴진 압박 #대구 경신고도 한해 6명이던 전학생이 올해는 15명으로 늘어 #

울산시교육청은 5일 오후 성신고에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학교에 보냈다. 이로써 성신고는 내년부터 일반고교로 바뀐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자사고 지정취소 논란도 일단락됐다.

성신고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교육청 제안을 받아들여 학교 측 신청으로 자사고로 지정됐다. 하지만 현 정부가 자사고의 우선선발제도를 폐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신입생 모집 미달을 우려해 지정취소를 결정했다.

그러자 성신고 1학년생 32명과 2학년생 1명 등 총 33명이 다른 일반고로 전학을 가거나 자퇴하고 유학을 갔다. 32명은 1학년생 정원 257명의 12.5%에 이르는 수치다. 1학년 8개 학급 가운데 1개 학급의 학생이 빠져나간 셈이다. 앞서 자사고 지정 취소 논란이 처음 불거진 지난해에도 학생 34명이 전학을 갔다.

안정문 성신고 교장은 “매년 내신이 안 좋은 학생 20명 정도가 일반고로 전학을 간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가 전학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안 교장은 또 “시위를 하던 학부모들이 지난 금요일부터 1인 시위를 하지 않는다”며 “학교가 점점 안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 성신고등학교 전경. [사진 카카오맵 로드뷰]

울산 성신고등학교 전경. [사진 카카오맵 로드뷰]

이에 대해 성신고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은 “전교에서 1·2등을 다투던 학생도 전학을 갔다”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학생 수가 줄어 내신등급을 높게 받기 어렵거나 표준편차 등에서 불리할까 봐 전학을 간다”고 반박했다.

비대위 측은 현재 일반고 전환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교장이 2021년까지 자사고를 유지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장 퇴진을 요구하며 현재 학생 200명 정도가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성신고 측은 진화에 나섰다. 6일 학부모에게 드리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고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설득에 나선 것이다. 또 현 1·2학년생들에게 담임 배정, 예산 배분 등에서 우선순위를 줄 방침이다.

성신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는 울산의 다른 일반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울산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아무래도 성적이 우수한 자사고 학생들이 전학을 오면 일반고 학생들은 내신 경쟁이 더 치열해져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고 있는 대구 경신고등학교 전경. [중앙포토]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고 있는 대구 경신고등학교 전경. [중앙포토]

지난 달 17일 대구시교육청 운영위원회에서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안이 가결된 대구 경신고 역시 전학 사태를 맞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한해 평균 6명 정도이던 전학생이 올해는 15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6일 광주시교육청을 거쳐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할 계획인 광주 송원고의 학부모들은 일반고 전환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아직 이 학교에서는 전학 사태가 불거지지 않고 있다.

울산·대구=최은경·백경서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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