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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작년 교수 퇴임 인터뷰서 "요즘 너무 우울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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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전 연세대학교 교수 자료사진. 김경빈 기자

마광수 전 연세대학교 교수 자료사진. 김경빈 기자

소설가 마광수(66)씨가 5일 낮 12시 51분쯤 동부이촌동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66세.

경찰은 그가 작년 교수직에서 물러난 이후 우울증세를 보였고, 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그의 우울한 감정은 작년 퇴임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씨는 작년 연세대학교에서 1학기를 마치고 교단을 떠나는 심정에 대해 연세대학교 학보 연세춘추와 2016년 10월 8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요즘엔 너무 우울해서 예전보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며 "어디에서든 강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기회가 생기지 않아 많이 아쉽기도 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씨는 1951년 태어났다. 1977년 '현대문학'을 통해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당세풍의 결혼' 등 6편의 시가 추천돼 등단했다. 1992년 소설집 '즐거운 사라' 발표 이후 기성 문인들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구속되는 등 탄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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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씨는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즐거운 사라'와 관련해 연세대 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간 내면세계 가운데 중요한 요소가 성(性)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감추려고 한다"며 "감춘 것을 벗겨내야 성에 대한 무지로 벌어지는 비극들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는 게 힘이고 모르는 것이 악'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문화를 바꾸고자 했던 것인데 탄압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씨는 소설을 출판한 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후회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중앙일보과 올해 1월 진행한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즐거운 사라'를 거론하며 "나는 사라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고 말했다.

마씨는 2007년에는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전공 교수로 재직하다가 작년 8월 정년퇴임했다. 이날 마씨는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고 숨진 상태로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마씨는 작년 교수직에서 물러난 이후 우울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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