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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폭행 당시 증언 나와…"피 냄새 좋다고 더 때리자고 그랬다"

중앙일보

입력

부산의 여중생들이 또래를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들이 2개월 전에도 피해 여중생을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여중생 2명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의 여중생들이 또래를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들이 2개월 전에도 피해 여중생을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여중생 2명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의 여중생들이 또래를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사건과 관련해 폭행 당시를 증언하는 녹취록을 4일 JTBC가 공개했다.

JTBC가 4일 공개한 피해 여중생 친구 녹취록 중 일부. [사진 JTBC 방송 캡처]

JTBC가 4일 공개한 피해 여중생 친구 녹취록 중 일부. [사진 JTBC 방송 캡처]

JTBC가 4일 공개한 피해 여중생 친구 녹취록 중 일부. [사진 JTBC 방송 캡처]

JTBC가 4일 공개한 피해 여중생 친구 녹취록 중 일부. [사진 JTBC 방송 캡처]

피해 여중생 친구는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서 "(피해 여중생이) 피를 흘리니까 (가해자들이) '피 냄새 좋다. 더 때리자'고 그랬다"면서 "피 튀기면 '더럽게 왜 피 튀기냐'며 또 때렸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 1일 오전 8시 30분쯤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 골목에서 피해 여중생 A양(14·중2)을 1시간 반 동안 발길질하고 공사 자재, 의자, 유리병 등을 이용해 머리를 내려치는 등 100여 차례 넘게 폭행했다. 이 폭행으로 A양은 머리 2곳과 입안 3곳이 찢어져 심하게 피를 흘렸다. 상해 혐의로 가해 여중생 B양(14)과 C양(14)은 3일 불구속 입건됐다.

이 가해 여중생들은 2개월 전에도 피해 여중생을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양 부모는 지난 6월 30일 경찰에 여중생 5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A양 부모는 딸이 눈에 피멍이 들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신고된 5명 가운데는 이달 초 A양을 폭행한 B양과 C양이 포함돼 있었다.

여중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피투성이가 된 부산 여중생 A양(14·중2)의 어머니 한모(36)씨가 4일 딸이 치료 중인 병원 응급센터에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이은지 기자

여중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피투성이가 된 부산 여중생 A양(14·중2)의 어머니 한모(36)씨가 4일 딸이 치료 중인 병원 응급센터에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이은지 기자

두 달 전에도 피해 여중생이 폭행을 당해 고소장을 접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수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경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공식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 등에는 부실 수사를 질타하는 네티즌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피해 여중생 측은 두 달 전 경찰 신고에 대해 가해 학생들이 보복 폭행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양 어머니 한모(36)씨는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해 학생들이 지난 6월 말 딸을 구타해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적 있다"며 "사고를 부산 사상경찰서에 신고했는데 당시 딸이 경찰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해 흐지부지됐다"고 했다. 한씨는 "가해 학생들이 처벌이 미약한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소년법이 폐지돼 가해 학생들이 지은 죄만큼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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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폭행 신고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 측에 출석요구서를 3차례 보내고 집으로 찾아가는 등 6∼7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피해 진술을 받을 수 없어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파문이 커지자 경찰은 폭력을 주도한 학생들은 만 14세 이상으로 소년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불구속 입건 상태인 가해 여중생 2명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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