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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도읍 경북 고령에서 국경 지키던 석축산성 발견

중앙일보

입력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발굴된 대가야 시대 석축성벽과 봉수대 방호벽. [사진 경북 고령군]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발굴된 대가야 시대 석축성벽과 봉수대 방호벽. [사진 경북 고령군]

낙동강과 인접한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대가야 시기(6세기) 만들어진 석축산성(石築山城) 흔적이 발견됐다. 이곳은 대가야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신라와 대치하던 곳으로, 대가야의 국경이었다. 연구자들은 이 발견으로 지금까지 고분 위주로 이뤄지던 대가야의 연구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세기 지어진 산성과 대가야 시대 토기편 발굴 #이곳은 낙동강 사이 두고 신라와 대치하던 곳 #고분 중심 가야사 연구의 한계 극복할지 주목

4일 경북 고령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진행 중인 (재)대동문화재연구원이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석축산성을 발견했다. 봉화산 정상에서 앞서 발견된 봉수대에 대한 시굴 조사를 하던 중이었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이 조사에서 봉수대뿐만 아니라 산성 성벽과 저수시설, 대가야 시대 토기편을 다수 찾아냈다.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발굴된 원형 저수시설. [사진 경북 고령군]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발굴된 원형 저수시설. [사진 경북 고령군]

특히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석축산성 흔적은 대가야 시기인 6세기 무렵에 처음 축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성의 축조 방식은 대가야 왕도 인근에 위치한 석축산성 주산성의 축조 방식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석축산성은 급경사면에 지어진 모습이다. 산성 성벽 아랫부분의 경우 암반면까지 땅을 파내려간 후 지대석을 설치한 경우와 기존 암반을 다듬어 그대로 활용한 경우가 모두 확인됐다. 그 위로 성벽을 쌓아 올렸다. 성벽 석재는 거칠게 가공했고 모양도 다양하다. 중간중간 쐐기돌도 비교적 많이 사용했다.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산성 유적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경북 고령군]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산성 유적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경북 고령군]

성벽 주변 점토층 안에서는 다수의 토기 조각들이 출토됐다. 전형적인 대가야 토기 양식으로 조사됐다.

대동문화재연구원 측은 "주변에서 출토된 유물, 성벽의 축조 방법, 산성의 배치 양상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봉화산성은 대가야 시대 축조된 석축산성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봉화산성 발굴 조사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기존의 고분 중심으로 진행되던 대가야사 연구 한계를 극복하고 산성을 중심으로 한 대가야의 관방체계 연구의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신라와 대치하던 당시의 정세와 더불어 대가야의 영역, 교류, 번성과 쇠락 등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출토된 대가야 시대 토기 조각들. [사진 경북 고령군]

경북 고령군 성산면 봉화산에서 출토된 대가야 시대 토기 조각들. [사진 경북 고령군]

고령군 관게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대가야의 국경에 설치된 석축산성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남으로써 향후 대가야궁성을 둘러싸고 주변지역에 배치돼 있는 17곳의 성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고령=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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