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을 대포라고 우겨" 질타에 국방부, 결국 잘못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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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31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으로부터 북한 탄도미사일이 방사포로 잘못 알려진 배경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31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으로부터 북한 탄도미사일이 방사포로 잘못 알려진 배경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의 31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당시 정부가 초기 혼선을 드러낸 점을 질타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2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재로써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일본·러시아는 이날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초기 판단을 내린 상태였다. 이틀 뒤인 28일에는 군 당국도 단거리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회의에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기는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생각난다"며 "미국·일본·러시아가 탄도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는데 우리만 방사포라고 우겼다. 미사일을 대포라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은 "최초 판단이 미국과 다른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안보라인 참모들이 문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청와대가 미국 발표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보기에 따라서는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처럼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주석 국방차관은 초반에는 "미사일 발사 궤도와 재원이 스커드 미사일과 달라 방사포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답했다가 '잘못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지자 "최종적으로 그렇다"고 시인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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