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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무 미사일 개발ㆍ양산에만 5000억원 투입…내년 국방예산 6.9% 증액된 43조1173억원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지난 5일 오전 동해안에서 열린 한ㆍ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에서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킴스(ATACMS)가 동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합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지난 5일 오전 동해안에서 열린 한ㆍ미 연합 탄도미사일 타격훈련에서 한국군 탄도미사일 현무-2A(왼쪽)와 주한미군 에이태킴스(ATACMS)가 동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합참]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핵심 전력으로 꼽는 현무미사일을 개발ㆍ양산하는 데 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43조 1177억원 규모의 내년 국방 예산안을 29일 국회에 제출했다.
 2018년도 국방 예산안은 2017년 예산(40조 3347억원)보다 6.9% 늘어났다. 2009년(7.1%)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났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과 주변국간 긴장이 고조돼 국방 예산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국방 예산 증가율은 4.0%였다.
 정부 소식통은 “현무 사업 예산안을 당초 계획(3000~4000억원)보다 늘려 5000억원으로 잡았다”며 “이는 3축 체계를 가급적 빨리 구축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ㆍ전쟁이 임박할 때 북한의 미사일ㆍ방사포를 선제공격하는 체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ㆍ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적 지휘부를 타격하는 작전)을 말한다. 내년 국방 예산안은 3축 체계를 당초 목표인 2020년대 중반에서 2020년대 초반으로 앞당겨 완성하려는 데 중점을 두고 짜였다. 전체 방위력개선비(전력증강 예산ㆍ13조 4825억원)의 약 32%인 4조 3359억원이 3축 체계 구축에 쓰인다.
 현무미사일은 킬체인과 KMPR의 핵심 자산이다. 미사일은 다른 무기 체계에 비해 사거리가 길면서 탄두의 위력이 세고, 신속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현무는 탄도미사일인 2 계열(최대 사거리 300~800㎞)와 순항미사일인 3 계열(500~1500㎞)로 나뉜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24일 시험발사한 미사일은 현무-2B(500㎞)와 현무-2C 미사일(800㎞)이다. ADD 측은 ”실전 배치를 위해 실시한 마지막 시험발사”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이들 미사일은 양산에 들어간다. 특히 ADD가 공개한 현무-2B는 북한의 갱도ㆍ지하시설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관통탄두를 달았다. 유사시 산속 지하벙커에 몸을 숨길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등 북한 지휘부를 노려 만든 무기다.
 군 당국은 현무미사일의 정밀유도 능력을 키우고, 북한 장사정포를 제압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 유도탄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ㆍ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 사거리와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릴 경우를 대비한 준비도 해놓기로 했다. 또 킬체인에 눈을 달기 위해 정찰위성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도 도입한다.
 한편 국방부는 군 복무 여건를 개선하는 데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군 복무 중인 장병(병장 기준)의 월급은 내년부터 최저 임금의 30% 수준인 40만 5700원으로 오른다. 군 복무를 하더라도 어학ㆍ기술 자격증을 따거나 원격강좌ㆍ온라인 학습콘텐트를 들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범실시한다. 또 현재 전국에 89개로 운영 중인 군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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