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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햄버거병’ 진단 의사들 조사 … 역학조사도 곧 의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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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햄버거병’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피해 어린이들을 진료한 의료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역학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큰 파장 #햄버거병 의혹 꼼꼼히 따질 것”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박종근)는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최모씨 등 3명과 또 사건 당시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유사 증세를 보인 어린이들을 진료한 대형 병원 의료 관계자들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10개월이 지나면 음식물 등에 균이 남아 있지 않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부기관에 역학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어린이들이 먹은 햄버거에서 HUS 원인이 되는 대장균이 검출되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HUS는 1980년대 미국에서 햄버거 속 덜 익은 패티를 먹고 난 뒤 집단 발병이 보고된 적이 있어 ‘햄버거병’으로 불린다. 대장균 O157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 어린이 중 지난해 7월 맥도날드 햄버거 제품을 먹고 각각 HUS와 출혈성장염에 걸린 B군(2)과 누나 C양(4)에게선 병원 배양조사 결과 O157 균 양성 판정이 나왔다.

피해 어린이 A양(당시 4세)의 어머니인 최씨는 검찰에서 딸이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고 밤중에 설사를 했으며, 이후 설사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등 상태가 나빠지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HUS 진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A양은 2개월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다는 게 최씨 주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국민건강·의료 전담 부서로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하기도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3년이 지나서야 사회문제화됐다. ‘햄버거병’ 의혹 역시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기초 사실관계부터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균을 검출하려면 신속한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대한 빨리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한국지사 측은 “당일 해당 매장에서 판매된 동일 제품 300여 개,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패티 1만 장에 대해 자체 추적조사를 했더니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보통 그릴에 패티 8~9장을 동시에 굽는데 기계의 오작동이라면 1장만 덜 구워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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