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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독사”…부산 40대 남성 숨진 지 9개월 만에 발견

중앙일보

입력

남부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남부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혼자 살던 40대 남성이 숨진 지 9개월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일용직 노동자로 13년간 혼자 살던 이모씨 미이라 상태로 발견 #4년 넘게 아파트 관리비 연체돼도 주위에서 아무도 몰라 #구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아니고 세금 체납자 명단에 없어 관리대상서 제외”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쯤 부산시 남구의 한 아파트 안방에서 이모(45)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여동생과 열쇠수리공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전신은 부패하고 일부는 미라화가 진행돼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의 여동생은 “1년 전부터 연락이 되지 않은 것을 수상하게 여겨 이날 오빠 집을 찾았더니 악취가 나 열쇠수리공을 불러 출입문을 열었다”며 “평소 지병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안방에서 겨울옷이 발견된 데다 도시가스 검침일이 지난해 10월인 점 등으로 미뤄 이씨가 지난해 11월에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을 전후로 도시가스와 상수도의 사용 내용은 없었다.

변변한 직업 없이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온 이씨는 2012년 9월부터 아파트 관리비를 내지 못해 450만원을 연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도시가스 공급도 중단돼 있었다.

이씨가 살던 아파트에는 별도의 관리사무소가 없고 경남의 한 업체가 40개 이상의 아파트를 관리한 탓에 이씨가 4년 넘게 관리비를 연체했는데 업체는 이씨의 집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씨는 함께 살던 여동생이 2002년에 결혼해 출가하고, 2004년에 아버지가 숨진 이후 13년간 혼자 살았다.

관할 남구청 관계자는 “이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니고, 세금 체납자 명단에도 없어 고독사 관리대상에서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9일 고독사해 4개월만에 발견된 윤모(61)씨 집 내부. 송봉근 기자

지난 6월 19일 고독사해 4개월만에 발견된 윤모(61)씨 집 내부. 송봉근 기자

한편 부산에서 최근 두 달 새 17명이 고독사하자 부산시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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