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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대란이라는데 강원만 ‘교사 가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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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담임을 맡을 교사가 없어 명예퇴직한 선생님들에게 전화해 부탁하는 상황입니다.”

초교 임용시험 응시 3년 연속 미달 #명예퇴직자에게 기간제 교사 권유 #예비인원 80명 필요하나 미발령 0명 #“농촌 근무 꺼려 부족 현상 계속돼”

지난 14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동부초등학교. 한 교사가 명예퇴직한 전직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2학기에 담임을 맡아줄 교사가 부족하다”며 기간제 교사로 근무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 학교는 최근 승진 발령과 정년퇴직 등으로 4명의 교사가 휴직하거나 학교를 떠났다. 하지만 충원된 교사는 1명이 전부다. 이 때문에 1학년과 3학년, 6학년 각 1명씩 총 3명의 담임 교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10일 기간제 교사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도 많지 않다. 이에 학교 측은 명퇴한 전직 교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간제 교사를 찾고 있다.

동부초등학교 남정태 교감은 “여러 명에게 기간제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이 50대 중반에 쉬기 위해 명예퇴직을 한 분들이라 담임을 맡아 근무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일부 학교들이 2학기 시작을 앞두고 담임을 맡아줄 교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춘천시 퇴계동에 있는 봄내초등학교 역시 3명의 교사가 부족해 최근 기간제 교사 채용 공고를 냈다. 강릉시 교동에 위치한 교동초등학교도 2명이 부족해 기간제 교사를 구해야 한다. 강원도 전체적으로 보면 춘천 등 5개 시에서 총 53명의 교사가 부족해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원지역 학교들이 교사 부족에 시달리는 건 3년 연속 초등교원 임용시험 응시자가 미달했기 때문이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2015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는 338명 모집에 307명, 2016학년도 300명 모집에 211명, 2017학년도 242명 모집에 140명만이 응시했다.

과거 초등임용시험에 합격한 뒤 발령을 기다리던 교사가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신규 교사 부족이 기간제 교사 구인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9일 강원도교육청이 미발령 교사 26명을 교사가 부족한 군 단위 지역으로 보내면서 강원지역 미발령 교사는 ‘0’명이 됐다. 390여개의 초등학교가 있는 강원지역은 한 학기 동안 원활한 교사 수급을 위해선 80명 가량의 예비인원이 필요하다.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농촌 지역으로 가길 원하는 신규 교사가 없다 보니 강원도는 교사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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