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르몽드 1면 차지한 한반도 위기…"트럼프가 긴장 악화시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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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1면에서 이틀 연속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한반도 위기였다. 금요일인 10일(현지시간), "북한 : 말들의 전쟁이 핵 갈등의 두려움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다"라는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북한의 강경한 발언을 조명한 데에 이어 주말판인 11일자 지면 1면에도 "북한 : 트럼프가 긴장을 악화시키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일 계속된 대북 강경 발언을 다뤘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의 10일(금요일)자 1면. 박상욱 기자.

프랑스 일간 르몽드의 10일(금요일)자 1면. 박상욱 기자.

르몽드는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이 잇따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를 언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마자 북한은 미국령 괌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르몽드는 미국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이 국제사회를 걱정시킨다(Trump s'obstine, la communauté internationale s'inquiète)"며 복수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르몽드는 이어 "베이징이 지금 상황에서 중심에 서게 되고, 베를린과 모스크바가 감시자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추가 대북제재에 찬성했지만, 대북제재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북한의 경제적 파트너인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또, 러시아와 함께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지와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제안을 강조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완화에 가장 앞장서는 존재가 되려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은 비군사적 문제해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긴장을 악화시키는 발언은 현재 국면에서 잘못된 해법"이라고 발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반도 긴장국면에 또 다른 '감시자'로 등장하고 있다고 르몽드는 분석했다.

한편, 르몽드는 이같은 긴장 악화에도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옵션'이 실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내다봤다. 르몽드는 "단기적으로나마"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김정은도 군사동원령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르몽드는 조 버뮤데즈 38노스 연구원을 인용해 "김정은이 바보는 아니다"라며 "북한 내 기아 문제가 극심한 지금과 같은 시기에 군사를 동원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보도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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