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 나타난 '의족 찬 골키퍼'의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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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추락사고로 다리를 잃은 골키퍼 잭슨 폴만과 생존자 잠피에르 네토의 다리. [AFP=연합뉴스]

비행기 추락사고로 다리를 잃은 골키퍼 잭슨 폴만과 생존자 잠피에르 네토의 다리. [AFP=연합뉴스]

가장 강한 축구팀 중 하나로 꼽히는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 의족을 찬 골키퍼가 등장했다. 이날 경기의 상대 팀인 브라질 샤페코엔시의 잭슨 폴만이 그 주인공이다.

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브라질 샤페코엔시의 친선경기에는 잭슨 폴만과잠피에르 네토가경기 전 시축자로 나섰다.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3명의 샤페코엔시 선수가 9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AFP=연합뉴스]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3명의 샤페코엔시 선수가 9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AFP=연합뉴스]

이들은 지난해 11월 샤페코엔시 선수와 언론인 등을 태우고 브라질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산 중턱에서 추락한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6명의 생존자 중 2명이다. 당시 비행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77명이 타고 있었는데 볼리비아인 조종사 2명, 축구선수 3명과 여기자 1명만 살아남았다.

이중 폴만은 당시 사고로 다리를 잃는 큰 상처를 입었다. 다른 살아남은 선수들도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이날 두 사람이 그라운드에 나타나자 관중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고, 네토는 복귀를 약속하며 눈물을 흘렸다.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알랑 후스셰우가 9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소화했다. [AP=연합뉴스]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알랑 후스셰우가 9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를 소화했다. [AP=연합뉴스]

이날 경기에는 또 다른 생존자인 알랑후스셰우가 사고 이후 9개월 만에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36분을 뛰고 교체되어 나갈 때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은 힘찬 기립박수로 그의 복귀를 축하했다.

세 명의 선수들은 세상을 뜬 71명을 기리기 위해 별 71개가 수놓아진 특별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쳤다. 비록 이날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5-0으로 완승을 했지만 그들 유니폼에 새겨진 별만큼 빛난 것은 아픔을 이기고 도약을 노리는 샤페코엔시의 희망이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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