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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228명 "박기영은 정말 아냐...어떤 혁신도 볼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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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9일 오전 과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설 차관급 자리인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한 것과 관련해 각계에서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박기영 본부장은 지난 2005년 불거진 '황우석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8명과 과학기술자 60명은 9일 오전 긴급 성명을 내고 박 본부장 인사에 반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최정점에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는지, 과학기술계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서 "우리는 황우석 사태라는 낙인을 찍어 한 과학자의 복귀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박기영 교수가 적합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그에게서 어떤 혁신의 상징도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성명은 또 "공정거래위원장과 외교부장관이 임명될 때, 과학기술인들은 희망을 걸었다"며 "하지만 오늘 우리는 철저한 인사의 수난을 본다"고 밝혔다.

[ESC 홈페이지 성명 중 일부 캡처]

[ESC 홈페이지 성명 중 일부 캡처]

한편, 전날인 8일에도 박 본부장의 임명에 대해 과학계, 시민단체의 반발이 나온 바 있다. 청와대 측에서는 그의 지난 행적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경험을 중시해 임명했다는 입장을 냈다.

박 본부장 본인은 과거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줄기세포가 없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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