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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데스 노트'?…반대한 인사는 모두 낙마, 박기영도 통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의당의 ‘데스 노트(Death Note)’가 다시 열렸다.

정의당이 반대한 안경환ㆍ조대엽 장관 후보자는 낙마 #한국당 등 야 3당 반대에도 정의당 찬성한 인사는 통과 #정의당이 반대한 박기영 본부장 귀추 주목

7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된 박기영 순천대 교수가 그 대상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8일 “과학기술혁신을 진두지휘 할 자리에 연구윤리와 연구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인사를 앉히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진정 촛불민심에 따라 적폐청산과 혁신을 하려고하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 박 본부장에게도 박 본부장은 과연 양심과 윤리를 지키고자 하는 과학자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박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역임하면서 황 교수의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연구지원을 이끌어내는 등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이때문에 국가의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ㆍ조정 등의 권한이 주어지는 과힉기술혁신본부장을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화 '데스 노트' [중앙포토]

영화 '데스 노트' [중앙포토]

‘데스 노트’는 한 고등학생이 성명을 적은 사람은 반드시 죽는 사신(死神)의 공책인 ‘데스노트’를 갖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일본의 만화로 영화(일본)와 뮤지컬(한국)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정치권에서 정의당의 사퇴 요구는 문재인 정부의 ‘데쓰 노트’로 여겨지는 이유는 높은 ‘적중률’ 때문이다.
이전에 정의당이 차관급 이상에서 사퇴 요구를 한 건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이들은 모두 자진 사퇴했다. 반면 정의당이 빠진 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사퇴를 요구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모두 임명됐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도 마찬가지다.

야권이 반대한 문재인 정부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 인사 결과. 정의당이 반대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낙마했다. 정의당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보류 입장을 냈다.

야권이 반대한 문재인 정부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 인사 결과. 정의당이 반대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낙마했다. 정의당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보류 입장을 냈다.

원내 6석으로 5당에 불과한 정의당의 사퇴 요구를 여권이 버거워하는데는 정의당이 점유한 독특한 포지셔닝 때문이다.
일단 5당 체제의 특수성이 크게 작용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나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까지 최근 여야가 대치한 이슈에서 정의당은 대체로 여권의 손을 들어줬다. 이때문에 여권은 2:3이라는 구도로 야권에 맞서왔다.
하지만 정의당이 등을 돌릴 경우는 1:4로 순식간에 고립되는 형국에 빠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무리 80%대를 육박해도 1:4의 구도에서 밀어붙인다는 것은 대단한 정치적 부담을 담보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가진 오프라인 조직력과 ‘서민 대변자’라는 이미지도 한몫한다. 여권 관계자는 “정의당은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각종 노동조합 등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고, 일반 서민들의 감수성을 대변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의석수는 6석에 불과하지만 그 이상의 정치적 파워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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