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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이명박 前 대통령,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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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좋은 인연이 악연으로 변한 사연을 털어놨다.

8일 방송된 KBS '냄비받침'에 출연한 박 시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월급을 안 받겠다고 공표했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날름 쫓아갔다. 이왕 안 받는 거좋은 데 쓰시라고"라며 자신이 시민단체 '아름다운 재단'을 운영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지난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급여 500만원 정도를 모두 모아 남은 임기 동안 2억4000만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박원순 당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와 '등불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약정식을 가졌다. 이 기금은 공무 수행 중 순직하거나 공상을 당한 환경미화원과 소방공무원 유가족의 생계보조비와 장학금을 지원하는 복지기금이다.

박 시장은 "그때는 좋았죠. 돈을 주니까 굉장히 훌륭한 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이명박 시장이 대통령이 되고 사이가 틀어졌냐'는 질문에 "안 좋아진 정도가 아니다. 저를 사찰했다"며 "화가 많이 났다. 대한민국이 민주국가인데 멀쩡한 시민을 상대로 사찰을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이 정치하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사진 KBS '냄비받침' 방송 캡처]

박 시장은 "제가 하는 사업들을 전부 방해해서 안 되게 한다든지, 또는 제가 강의 가고 나면 참석자가 누구인지 조사해 간다든지 이런 게 많았다"며 사찰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국가정보원은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한 박 시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2012년 박 시장은 국가정보원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가가 박 시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과거에 알았던 사람, 과거 지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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