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학생 성추행한 외교관 ‘인사치레 대신한 키스’ 해명”

중앙일보

입력

[사진 MBC]

[사진 MBC]

러시아에서 임시 고용한 대학생을 상습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면된 외교부 고위 공무원이 감사 과정에서 “인사치레를 대신한 키스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한국일보는 외교부의 전 주 러시아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문화원장으로 근무하던 박모(53)씨가 2015년 당시 20세인 현지 대학생을 성추행한 상황이 기록된 진술서 등을 인용해 해명 발언을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씨는 “한국어도 능통하고 말하는 태도 등이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신통하게 느껴진 점도 있고 해서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이다. 러시아 현지 관행상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제스처 수준이다. 그간 피해자가 수고했고, 고맙고, 신통한 구석이 많은 대견한 사람이라는 감정에서 껴안고, 인사치레를 대신한 키스 등은 있었지만 욕심에 앞선 강제적 행동은 아니었다. 현지 관행에 따라 포옹도 볼 키스도 하고, 술도 마시고 춤도 함께 추고 한 행위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주위로부터 부적절하다기보다 현지 정서에 잘 융화하고 있는 처사라는 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외교부로 파면된 박씨의 성추행은 최근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외교부는 피해자가 신상이 알려지는 2차 피해 등을 염려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씨를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외교관의 자질과 기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