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한 고비 넘긴 한ㆍ미 외교장관 통화 “신규 안보리 결의 채택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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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인 신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포함해 관련 정책에 대한 조율과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28일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정상회담 후 양국 간 고위급 협의 일환" #27일 북 미사일 도발 넘겼지만 상황 점검 차원인듯 #당국자 "북 도발은 언제든 가능"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강 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9시30분부터 30분간 통화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북한의 7·4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 이후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현재 추진 중인 신규 안보리 결의 채택을 포함해 북한의 도발 억제와 비핵화 견인을 위한 방안들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위반하는 북한에 대응하고, 북한의 불법 행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양국 정상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한·미 간에 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구하며, 이는 오늘 통화한 한국을 포함한 지역 동맹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공유하는 최우선 사안”이라며 “틸러슨 장관이 한국과 지역 내 동맹국들의 방어를 위해 미국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강 장관에게 전했다”고 덧붙였다.

두 장관의 공식 통화는 지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이뤄진 통화 이후 약 3주 만이다. 외교부는 “이번 통화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공고화되고 있는 양국 간 고위급 협의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일(27일)을 계기로 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여부를 점검하는 차원이란 분석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에 북한이 미사일을 쏘지 않고 넘어간 것이 단순히 날씨 탓인지 아니면 안보리 제재 결의 등 상황을 보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도발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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