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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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택시운전사’출연 배우 크레취만 #“송강호 감정전환이 놀랍게 빨라”

다음달 2일 개봉하는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독일의 국민배우 토마스 크레취만(55·사진)은 25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 홍보차 내한한 그는 ‘택시운전사’에서 삼엄한 언론통제를 뚫고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취재, 전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맡았다. 힌츠페터 기자를 광주까지 태워다주는 서울의 택시기사 만섭 역의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대본을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며 “그 이전까지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크레취만은 “힌츠페터씨가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돌아가셔서 만나진 못했다”며 “진리를 끊임없이 탐구하셨던 분인 만큼 그런 점을 최대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동독 출신인 크레취만은 스무 살 때 동독을 탈출, 서독으로 왔다. 이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비롯, ‘작전명 발키리’ ‘킹콩’ ‘원티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독일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여러 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는 “한국에서의 체험은 상당히 이국적이었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적응 못하고 돌아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무더위, 언어장벽, 음식 등 모든 면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크레취만은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에 대해 “감정전환이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힌 크레취만은 “현장에서 박 감독을 만나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기회가 된다면 박 감독의 차기작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넌지시 내비쳤다”며 웃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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