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한국인 55%, 일본인 25% 부정 평가

중앙일보

입력

2015년 말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인 절반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비해 일본인의 경우 긍정 평가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EAIㆍ일본 겐론NPO 여론조사 #긍정 평가는 한국 21.3%, 일본 41.8% #상대국가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선 #한국은 개선, 일본에선 다시 악화 # #

 한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싱크탱크 ‘겐론(言論 NPO)’가 21일 발표한 ‘한일 국민 상호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55.5%가 위안부 합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보다 1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긍정 평가는 지난해 28.1%에서 21.3%로 줄어들었다. 일본인은 긍정 평가가 41.8%로 부정적 평가(25.4%)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일본인의 긍정 평가 비율은 지난해(47.9%)에 비해 6.1%포인트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중앙포토]

 정부 간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한국인 75%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결됐다”는 응답은 19.5%였다. 일본에서는 “해결되지 않았다”가 53.8%, “해결됐다”가 25.3%로 나타났다. 일본인 49.3%는 한일 정부 간 합의에 대해 한국인 상당수가 부정적 평가를 하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으며, 합의는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는 한국에서는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일본에선 다시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56.1%로 2015년 72.5%, 지난해 61%보다 줄어들었다. 인상이 좋다는 응답은 26.8%로 지난해(21.3%)보다 증가했다. 반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일본인은 48.6%로 지난해(44.6%)보다 늘어났다. 인상이 좋다는 비율은 지난해 29.1%에서 올해 26.9%로 줄었다.

 한국인이 일본에 부정적 인상을 가지는 이유로는 “한국을 침탈한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80.6%로 가장 많았다. 일본인은 한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역사 문제로 일본을 비판하기 때문”(76.5%)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는 한일 관계 개선에 과거사를 둘러싼 양 국민의 인식차가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일러준다. 반면, 상대국에 대한 국민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선 한국인 67.9%, 일본인 66.2%가 “바람직하지 않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상대국 정상에 대한 호감도와 관련해선 한국인 80.3%가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일본인 59.5%가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31.9%) 또는 “모르겠다”(27.6%)고 답해 아직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선 한국인 65.6%, 일본인 57.7%가 나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한일 관계 전망에 대해선 양국에서 모두 현재의 양국 관계가 바뀌지 않을 것(한국인 49.7%, 일본인 45.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국 EAI와 일본 겐론NPO의 양국 여론 조사는 이번이 다섯번째로, 6~7월 양국에서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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