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의학 선구자 황성주 박사, 아프리카에 이웃사랑을 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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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현지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의 황성주(Hwang Sung Joo)박사

아프리카 현지로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의 황성주(Hwang Sung Joo)박사

바쁜 삶을 살면서 한 가지 역할도 충실히 하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한국의 면역의학의 선구자 역할을 한 황성주(Hwang Sung Joo) 박사에게는 다양한 직함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은 면역의학을 연구해 온 의사로 알고 있거나, 대안학교인 꿈의학교의 이사장, 생식을 개발한 기업의 CEO로 더 친숙하기도 하다.

그러나 황성주 박사의 첫 번째 직함은 바로 전 세계의 고통 받는 이웃을 향한 사랑의 행보, 국제사랑의봉사단을 만든 설립자였다. 의과대학교수 시절 가게 된 방글라데시의 참상을 보고, 5년 뒤인 1992년 12월 국제사랑의봉사단(이하 봉사단)을 설립하자마자, 그 다음해 1월 43명과 함께 방글라데시 찔마리를 향했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황성주 박사는 매년 봉사단을 통해 전 세계의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들을 찾아가는 섬김과 나눔의 삶을 실천해오고 있다.

황성주 박사는 봉사단 활동을 통해 삶이 변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사랑하고 섬기는 일을 직접 체험하면서 사랑 받아야 할 한 사람의 소중함을 배우고, 그 소중함을 잃은 이웃들의 고통을 보며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느끼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대륙의 3개국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기업인 ㈜이롬은 매년 이익의 10%를 아프리카 및 저개발국가에 후원하고 있다. 게다가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유급)휴가와 참가비를 지원하여, 돈만 보내는 것이 아닌 사람을 보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또한 본인도 매년 아프리카 및 오지를 찾아 의료봉사와 강의 등을 통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 중 한국인이 최초로 동아프리카에 세운 종합대학교인 우간다 쿠미대학교는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던 2013년, 황성주 박사가 대표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최근까지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새로운 부총장을 선임하여 경영을 맡겨 학교를 새롭게 하고, 주변 빈곤국인 수단, 브룬디 등 학업이 어려운 학생들과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가난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하던 학생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대외적으로는 우간다 정부와 교육관련 기관과의 미팅, 대학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우간다를 넘어 동아프리카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명문대로 발전해 가고 있다. 단순한 구호활동이 아닌, 전인적인 변화와 성장이 황성주 박사가 주창하는 사랑으로 세계를 품는 나눔과 섬김의 목표이며 열매이다.

특별히 올해 8월 12일부터 24일까지 황성주 박사가 설립한 국제사랑의봉사단 25주년을 맞아 단체를 통해 대대적인 해외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25주년 특별팀인 50기의 주제는 ‘Awaken your love!’로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약자들과 소외된 자들을 향한 사랑을 깨워달라는 의미이다.

가난으로 고통 받는 6.25 참전용사들을 만나는 에티오피아 팀, 쿠미대와 인근 캠프를 통해 극한 상황에 놓인 남수단 난민들을 돕는 우간다 팀, 심각한 실업난으로 삶의 기반이 무너진 청년들과 소외계층을 돕는 아르메니아 팀 등 현재 세계 곳곳의 생생한 이슈들을 살피고 도울 수 있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의료봉사, 강의활동 등으로 함께 참들 프로그램으로 우리 이웃들을 삶의 현장에서 만나게 될 예정이다.

황성주 박사는 “봉사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작은 것에 기뻐하는 이웃들의 삶을 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는 나의 교실, 인류 최후의 혁명은 사랑의 혁명’이라는 단체의 슬로건처럼 가장 먼저, 가장 소외된 곳을 향하는 사랑의 행진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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