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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이 마르기 전에 물감을 더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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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Breeze, 162x130cm, oil on canvas, 2017사진=이화익갤러리

Orange Breeze, 162x130cm, oil on canvas, 2017사진=이화익갤러리

 요즘 같은 계절에 'Wet on Wet'이란 표현은 언뜻 비에 젖은 땅이 마르기 전에 또 비가 내리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실은 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른 물감을 칠해 빠르게 그리는 유화기법을 가리킨다. 이는 서울 율곡로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미영(33) 작가의 개인전에 붙여진 제목이다.

The Painters Farm, 130x97cm, oil on canvas, 2017사진=이화익갤러리

The Painters Farm, 130x97cm, oil on canvas, 2017사진=이화익갤러리

 전시장 자리한 20여점의 그림에서는 우중충한 장마철 분위기와 반대로 밝고 경쾌한 색채의 어울림이 빛난다. 자연을 직접 모사한 것이 아니면서도 꽃과 나무와 각종 열매 같은 자연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색채이자 조합이다.

이화익갤러리에서 'Wet on Wet'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미영 작가. 사진=이후남 기자

이화익갤러리에서 'Wet on Wet'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미영 작가. 사진=이후남 기자

 이 젊은 작가는 자신에게 맞는 재료를 찾는 데 적잖은 시간을 보낸 경우다. 먼저 국내 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물감 준비에만도 시간과 공이 적잖이 들어가는 분야다. 반면 현재의 기법은 일필휘지에 가깝다. 그 사이 회화 전공으로 영국에 유학하며 유화의 재료와 기법을 탐구, 지금처럼 빠르게 그리는 그림에서 스스로에게 최적인 호흡을 찾아냈다. 이번 개인전은 7월 25일까지.
 이와 함께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신관에서 열리고 있는 '직관 2017'에도 참여, 같은 기법으로 또 다른 색채의 조합을 빚어낸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8월 6일까지 이어지는 '직관 2017'는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뚜렷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김정태, 김미영, 송윤주, 이은우, 이혜인, 장재민 등 청년작가 6명이 참여한 단체전이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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