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결국 평양을 버릴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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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평양을 버릴 수밖에 없다.”

북한 문제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북한 대신 남한을 지지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사진=CCG 홈페이지]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사진=CCG 홈페이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주펑 난징대학교 교수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11일 기고한 글을 소개했다.

주펑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중국은 북한을 버리고 남한을 선택해야 한다”며 “남한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큰 경제 발전을 이룬 곳이다. 남한을 택하는 것이 전략적이며 동시에 도덕적인 선택”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은 한반도와 관련한 명확한 노선이 없는데, 이 때문에 중국의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다. 중국과 같은 대국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주펑은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미국과 뜻을 맞춰 북한을 더욱 압박하는 것, 신중하고 느리게 행동함으로써 일단 파국을 피하는 것,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쌓아 미국과 체스게임을 벌이는 것이 있는데 이중 오직 첫 번째 선택만이 중국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과 남한을 지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을 내치고 남한을 택하는 발전적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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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한 주펑 교수는 그간 ‘북한 석유 수출 금지안’ 등을 두고 비인도적 처사라 주장했던 인물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ㆍ사드) 체계에 대해서도 ‘중국의 위협이 될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번달 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했을 때엔 입장이 바뀌었다. 그는 당시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험 발사는 중국에 큰 타격”이라 우려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제재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북한이 계속 도발 중"이라며 석유를 차단하고 중국 관광객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등 북한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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