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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빨간 마티즈 사건’ 부친 “아들 얼굴 다 터져있어…자살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국가정보원 민간인 해킹사건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마티즈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직원 임모(당시 45살) 과장의 유족이 사망 2주기를 앞두고 ‘타살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타고 있던 마티즈 차량. 발견된 지 만 하루가 지난 19일 오후까지도 차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냄새가 났다.

숨진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타고 있던 마티즈 차량. 발견된 지 만 하루가 지난 19일 오후까지도 차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냄새가 났다.

특히 임 과장이 연루된 ‘이탈리아 해킹프로그램(RCS)을 이용한 민간인 사찰 및 선거개입 의혹’은 국가정보원이 최근 확정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의 13개 조사 항목에 포함돼 있어 철저하고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13일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12일 임 과장의 아버지 희문(80) 씨는 “이런 자살은 없다. 얼굴을 보면 안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아버지 임씨는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다”며 “몸이 저렇게 당할 정도면 뼈까지 상했을까 걱정돼 오죽하면 감정(부검)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빨간 마티즈’ 사건과 관련, 당시 정부와 경찰의 협박과 외압도 있었으며 이 때문에 2년 가까이 침묵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아들의 시신을 보는 것도 차단돼 어머니와 며느리는 숨진 임 과장을 보지도 못했다”라면서 “장례식 때는 경찰이 ‘아버님의 이유와 조건으로 상황이 뒤집어지면 말썽이 된다’라며 명백한 협박을 했다”라고 말했다.

임씨는 또 “아들은 자살할 성격과 상황이 아니었다”며 “자살이라는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들은 나라에도 충성했지만, 부모에게도 둘도 없는 효자였다”며 “저희 형 때문에도 그랬는데, 자기마저 없으면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어떻게 사느냐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정원 ‘빨간 마티즈 사건’은 2015년 7월 18대 대선 관련,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과 선거개입 의혹을 말한다. 당시 국정원의 팀장급 간부였던 임 과장은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한 인물로 ‘해킹팀 유출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같은 달 1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중턱 마티즈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량 안에서는 ‘이번 사건은 민간인 사찰과 무관하다’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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