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숙사 옥상에서 기른 감자 소외계층에 기증한 대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극심한 가뭄과 타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기숙사 옥상 텃밭에서 감자를 길러 소외계층에 전달한 학생과 교직원이 있다. 대전의 충남대 학생들 얘기다.

충남대 학생들이 학생생활관(기숙사) 옥상에 조성된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대는 감자를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에 전달해달라며 지난 10일 대전 대덕구청에 기증했다. [사진 충남대]

충남대 학생들이 학생생활관(기숙사) 옥상에 조성된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대는 감자를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에 전달해달라며 지난 10일 대전 대덕구청에 기증했다. [사진 충남대]

충남대 학생생활관(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과 직원들은 지난 11일 생활관 옥상 텃밭에서 수확한 감자 1600㎏(20㎏들이 80상자)을 대전 대덕구청에 기증했다. 대덕구청은 감자를 학생들과 함께 관내 소외계층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할 예정이다.

충남대 학생·교직원 100일간 재배한 감자 1600㎏ 대덕구청에 전달 #장마 전 수확해 흙 털어 말리고 열흘간 예비저장까지 마치는 배려

충남대 학생과 교직원들은 지난달 29~30일 이틀간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했다. 장마가 온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수확을 서둘렀다. 비를 맞으면 감자가 물러질까 우려해서다. 학생들은 감자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그늘진 곳에서 열흘가량 말렸다. 감자를 기증받는 사람들이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예비저장까지 마친 것이다.

학생생활관은 지난 3월 중순 기숙사 8동 옥상 텃밭에 1141㎡(345평)에 감자밭을 조성했다. 이때부터 지난달 말까지 100여 일간 감자를 재배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비가 내리지 않자 학생과 직원들은 너도나도 물 주기에 나섰다. 가뭄 걱정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옥상에 올라 감자를 지켜보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옛말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충남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학생생활관(기숙사) 옥상에 조성된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대는 감자를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에 전달해달라며 지난 10일 대전 대덕구청에 기증했다. [사진 충남대]

충남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학생생활관(기숙사) 옥상에 조성된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충남대는 감자를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에 전달해달라며 지난 10일 대전 대덕구청에 기증했다. [사진 충남대]

감자 재배에 동참한 김지민(20·여)씨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으로 생각해 참여했다”며 “처음으로 해 본 농사였지만 무언가를 기른다는 것이 뿌듯했고 결과물을 이웃에 전달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충남대 황택성 학생생활관장은 “옥상 텃밭은 학생과 직원이 감자를 재배하면서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소통과 공동체 의식을 만드는 공간”이라며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주변 이웃에게 봉사를 실천하는 효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충남대는 2013년 대전시 유성구로부터 ‘도심 속 옥상 텃밭 조성사업’에 선정된 뒤 학생생활관에 텃밭을 조성했다. 첫해 고구마 140㎏을 수확해 기증한 데 이어 매년 직접 기른 배추와 무 등 김장재료로 김치를 담가 대전지역 복지시설에 기증해왔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