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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사일전문가, "북한 화성-14형, 1~2년내 500㎏ 핵탄두 탑재한 후 9700㎞ 비행해, 미 서부 샌디에이고 해군 기지 타격 가능"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지난 4일 시험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이 현재는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1~2년 후 미 서부해안까지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술적 평가가 나왔다. 미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 존 실링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 기고문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실링 연구원은 북한이 만약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핵탄두 하나의 무게를 500㎏까지 낮추고 고각 발사가 아닌 최대 사거리를 낼 수 있는 정상 발사를 할 경우 화성-14형 미사일은 대략 9700㎞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봤다. 9700㎞는 북한에서 미 서부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해군기지까지의 거리다. 북한은 발사 직후 화성-14형이 거의 90도에 가까운 최대 고각(高角) 체제로 발사돼 최대 고도 2802㎞, 비행 거리 933㎞, 비행 시간 39분을 기록했다고 했다.

실링 연구원은 또 신형 화성-14형의 내부 배열도(사진)도 추정해서 소개했다. 그는 신형 화성-14형은 북한이 공개한 기존 미사일들의 조합형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성-14형의 엔진은 화성-12형과 같은 엔진이고, 2단 추진체는 지난 2012년 발사한 은하 3호 장거리 로켓에서 따온 화성-13형과 크기 등에 있어서 매우 유사할 것이라고 봤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대기권 밖을 비행한 뒤 목표지점을 향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탄두 페어링이 열리면서 나오는 재진입체(reentry vehicle)는 북한이 2015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KN-14와 유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화성-14형의 탄두부(shroud) 안에 재진입체가 들어 있었는지와 실제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화성-14형이 ICBM 미사일인지를 놓고 현재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11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 화성-14형 미사일의 재진입 성공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이라고 잠정 평가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다탄두 재돌입 비행체’(MIRV) 개발과 관련, 실링 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핵탄두 경량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탄두가 여러 개일 경우 무게를 줄이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다탄두 개발 보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여러 개의 기만체(decoy·미국의 요격미사일이 목표물로 오인하게 하는 물체)를 탄두부에 싣는 쪽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탄두 재돌입 비행체를 장착한 ICBM 개발은 2030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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