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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연습장 살해 용의자 “툭 치니까 넘어지면서 잘못됐다”

중앙일보

입력

경남 창원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심천우(31)가 경찰 조사에서 “툭 치니까 넘어지면서 잘못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가 5일 보도했다.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심씨가 미묘하게 진술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반성이나 후회의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형 심씨는 동종 전과가 없는 초범인데도 범죄를 사전에 준비한 것이 치밀하고 검거 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도 반성의 기미나 죄책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심씨가 이번 사건 이전에 다른 여죄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래픽] 심천우·강정임 '납치·살해'후 어떻게 서울로 왔나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골프연습장 40대 여성 납치·살해 피의자 심천우(31)·강정임(36·여)은 경찰 추적을 피해 트럭 운전 기사 도움을 받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경남에서 부산을 거쳐 서울까지 유유히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jin34@yna.co.kr(끝)

[그래픽] 심천우·강정임 '납치·살해'후 어떻게 서울로 왔나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골프연습장 40대 여성 납치·살해 피의자 심천우(31)·강정임(36·여)은 경찰 추적을 피해 트럭 운전 기사 도움을 받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경남에서 부산을 거쳐 서울까지 유유히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jin34@yna.co.kr(끝)

창원서부경찰서는 4일 심씨와 강정임(36)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도주 경로 등을 추궁했다. 이날 창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심씨 등은 지난달 24일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A씨(47·여)를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A씨를 죽이지는 않았다고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동안 경찰은 강씨와 심씨의 6촌 동생 심모(29·구속)씨가 사건 발생 뒤 A씨의 카드 비밀번호 확인 등을 위해 창원으로 갔다 온 사이에 형 심씨가 A씨를 고성의 한 폐주유소 2층 간이숙소에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부인한 것이다. 심씨는 “간이 숙소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A씨가 죽어 있었고, 이후 마대자루 2개에 A씨와 소지품을 각각 담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심씨는 2차 조사에서 “(손 씨를) 툭 치니까 넘어지면서 잘못됐다”고 진술을 바꿨다. 자신이 손 씨 사망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 걸 인정한 셈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손 씨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심은 지난해 초까지 3년간 경남 서부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캐디)으로 일했다. 이후 사업 실패로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됐고 수천만 원의 빚도 졌다. 심은 골프장에 출입하는 돈 많은 사람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기로 마음먹었다.

형 심씨와 강정임은 A씨 납치·살해 이전에도 다른 이들을 대상으로 동일 수법의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4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남성 골퍼를 대상으로 납치 범행을 계획하고 지인 3명에게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이후 지난 6월 10일쯤 심씨의 6촌 동생에게 같은 제안을 해 이를 받아들이면서 3명이 A씨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 이들은 실제 달리는 차량을 들이받은 뒤 범행을 시도하려 했으나 해당 차가 너무 빨리 달려 실패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그 대신 선택한 범행 대상이 A씨 였다.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값비싸 보이는 손가방을 들고 있어서다.

이들의 도주 행각은 ‘내부 균열’로 꼬리가 밟혔다. 형 심씨가 A씨의 신용카드 등을 주며 700만원을 찾아 오라고 했으나 동생 심씨가 경찰에 붙잡힐까 두려워 70만원 밖에 찾아오지 못하면서 다툼이 있었다. 형 심씨가 동생이 돈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자 동생이 화를 내며 “집으로 가겠다”고 하면서 마산으로 이동하던 길에 함안에 들린 것이다.

한편‘창원 골프연습장 아우디 여성’을 살해한 뒤 도주한 심씨와 그의 여자친구 강씨는 한 시민의 제보로 3일 서울에서 붙잡혔다.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중랑구 모텔에서 일주일치 선불(20만원)을 낸 뒤 5일간 음식을 시켜 먹으며 방에서 은신했다. 그러다 지난 2일 모텔을 나왔다가 두 사람의 행적을 수상히 여긴 한 시민의 제보로 검거됐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27일 함안에서 도주한 뒤 서울로 이동했지만 경찰은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경남 지역 중심으로 검문검색과 수색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경찰은 심과 강을 특수감금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5일 창원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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