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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베트남 가는 10~30대 여행객, 설사병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해외 여행을 갔다가 급성 설사병에 걸려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급성 설사병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수인성 전염병 중 하나다. [중앙포토]

해외 여행을 갔다가 급성 설사병에 걸려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급성 설사병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수인성 전염병 중 하나다. [중앙포토]

'휴가철 베트남에 다녀온 10~30대.'
  외국에 나갔다가 설사병에 걸린 여행객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곽효선 질병관리본부 수인성질환과장 연구팀은 2014~2016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여행객 중 설사·복통·구토 등의 증세를 호소한 급성 설사병 환자 7036명의 분석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설사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 5종(병원성 대장균, 콜레라균 등)을 확인하는 검사를 했다.

2014~2016년 '설사병' 해외 여행객 7036명 분석 #1~2월, 7~8월에 젊은 층 중심으로 환자 발생 ↑ #동남아서 감염 많아…베트남 여행객이 5명 중 1명 #대부분 병원성 대장균이 원인…"노약자 조심해야"

  조사 결과 연령별로는 20대가 37.8%로 가장 많고 30대(19.5%), 10대(15.2%)가 그 뒤를 이었다. 활동량이 많은 10~30대 젊은 층이 환자 10명 중 7명(72.5%)을 차지하는 것이다. 시기별로는 1~2월(31.3%)과 7~8월(24.4%)에 환자가 집중됐다. 휴가와 방학 기간을 이용해 해외로 나갔다가 설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외국으로 여행을 갔다가 급성 설사병에 걸린 환자는 10~30대 젊은 층에 집중됐다. [자료 질병관리본부]

외국으로 여행을 갔다가 급성 설사병에 걸린 환자는 10~30대 젊은 층에 집중됐다. [자료 질병관리본부]

  이들이 다녀온 여행국은 총 37개국으로 아시아·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 널리 퍼져있었다. 다만 아시아에서 입국한 승객이 전체의 97.4%로 대다수였다. 특히 베트남 여행자가 5명 중 1명(22.1%)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중국(18.3%), 인도네시아(14.1%), 캄보디아(14%), 라오스(6.9%)의 순으로 동남아에서 설사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병을 일으킨 세균은 병원성 대장균(89.8%)이 최다였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해외 여행객이 몰리는 1~2월, 7~8월 등 휴가철에 급성 설사병 환자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해외 여행객이 몰리는 1~2월, 7~8월 등 휴가철에 급성 설사병 환자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급성 설사병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수인성(水因性) 전염병 중의 하나다. 일부 연구에선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간 사람들의 20~50%가 설사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병에 걸리더라도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곧 호전되지만, 노약자나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겐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또한 여행자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해외 여행자들이 이러한 질병에 걸린 경로나 어느 정도 위험한지 등을 확인하는 조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해외서 유입되는 급성 설사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환자를 관리하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 운영과 적극적인 검역 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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