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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사드 비준 오락가락 답변 … 야당 “군 수장 자격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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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8일 국회에서 열렸다. 송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 등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박종근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8일 국회에서 열렸다. 송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 등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박종근 기자]

2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야당 의원들이 파상공세를 폈다. 로펌과 방산업체에서 받은 고액 자문료, 음주운전 은폐 의혹 등 송 후보자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인사청문회서 의혹 잇따라 제기 #정진석, 같은 질문 열 번 … 입장 요구 #사전 서면답변선 “비준 사안 아니다” #음주운전 뒤 경찰 매수 의혹도 나와 #송 “젊은 시절 실수 반성, 은폐 없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음주운전 관련 새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해군작전사령부 재직 중이던 1991년 3월) 경찰을 돈으로 매수해 (음주운전 사실이 기재된) 서류를 찢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해군본부에서도 후임 동기생한테 부탁해 경찰에서 넘어온 또 다른 서류 일체도 파쇄했다”며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젊은 시절 한순간 실수를 깊이 반성하고 있다. 널리 양해 바란다”며 서류 폐기 등 은폐 부분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경찰 체포에 난동을 부려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는 제보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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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음주운전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91년 3월 음주운전 적발 며칠 후) 동기들과 노량진경찰서에서 음주단속에 또 걸렸다”며 “담당 경찰이 ‘초등학교 선배가 해군본부에서 근무한다’고 말하자 송 후보자는 새벽 5시에 그 선배를 찾아 도와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동기가 운전하다 사고가 나 뒤처리를 하려 했었다”고 해명했다.

송 후보자는 고액 자문료에 대해선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월 3000만원, 방산업체 LIG넥스원에서 월 800만원을 받았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참모총장이나 대장을 지낸 분들이 보수를 받고 방산업체에 근무한 사례가 제가 알기로는 거의 없다”며 “법무법인 율촌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월 3000만원은 과한 예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송 후보자는 “저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군인 출신의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굉장히 자괴감을 느낀다”며 “군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분이 장관이 되면 군 개혁과 군 신뢰 회복은 물 건너가 버린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가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는 “좌파·우파 프레임에 제가 갇혔지, 항상 해군 장교로서 정직하게 얘기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소행인가’라는 질문에는 “북한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송 후보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한지를 묻는 질의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석 의원은 같은 질문을 10여 차례나 던지며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송 후보자는 “법률적으로나 규정에 의해서는…(필요 없다)”면서도 “꼭 비준이라는 절차보다도 국회에서 이뤄지는 토의와 질의응답은 국민께 다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재차 확실한 답을 요구했을 땐 “참고 사항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급기야 김영우 국방위원장까지 가세해 ‘국회 비준이 필요한가’라고 재차 질문하자 “필요 있다 없다 단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다시 물러섰다. 송 후보자는 사전 서면 답변서에는 ‘별도의 조약 체결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 비준 동의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는 “사드 배치 문제는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과 다르다. 송 후보자는 결국 정 의원으로부터 “사드에 대한 기본 인식이 정리가 안 돼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김영우 위원장은 “군의 수장이 되겠다면서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송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질책했다.

박유미·추인영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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