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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J카페] 바이크 양대지존 할리데이비슨과 두카티, 한솥밥 먹게 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할리데이비슨 브랜드 동호회 'HOG'는 할리데이비슨 사가위기에 빠졌을 때 모금운동을 벌여 회사 회생을 도왔다. [중앙포트]

할리데이비슨 브랜드 동호회 'HOG'는 할리데이비슨 사가위기에 빠졌을 때 모금운동을 벌여 회사 회생을 도왔다. [중앙포트]

‘모터바이크계의 페라리’로 불리는 이탈리아 명품 모터사이클 업체 두카티 인수전에 미국 경쟁업체 할리데이비슨이 뛰어들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할리데이비슨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선임해 두카티 인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수를 위한 잠정 입찰은 다음 달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두 모터바이크 업체가 한솥밥을 먹게 될지 주목된다.

경주에 나선 두카티. [사진제공=두카티 코리아]

경주에 나선 두카티. [사진제공=두카티 코리아]

두카티를 소유하고 있는 폴크스바겐그룹은 매각 가격으로 15억 유로(약 1조9000억원)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카티 인수전에는 이미 인도 모터사이클업체 바자즈 오토와 사모펀드 KKR, 베인캐피털, 페르미라 등도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인도의 모터사이클 업체 히어로 모토, TVS 자동차 등은 당초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가 가격을 이유로 발을 뺐다.

로이터 "할리데이비슨, 두카티 인수하겠다" #세계 고급 모터사이클 양대 산맥 합병 주목 #사모펀드 KKRㆍ베인캐피털 등도 가세 #"몸값 1조9000억원" BMWㆍ혼다ㆍ스즈키는 포기

디아벨 시리즈. [사진제공=두카티 코리아]

스트리트 파이터 848. [사진제공=두카티 코리아]
모토 GP 선수들이 타는 데스모세디치. [사진제공=두카티 코리아]
두카티 몬스터. [사진제공=두카티 코리아]

독일 BMW와 일본 혼다ㆍ스즈키 역시 두카티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인수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가 시작되면 매각 절차가 오래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모터사이클 전시회 이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을 전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1903년 설립된 할리데이비슨은 세계 대형 고급 모터사이클의 대명사이자 강력한 미국의 힘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미국 내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동 수단이기에 앞서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할리’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같은 브랜드 의류ㆍ장비ㆍ액세서리를 사용하고, 라이더들이 단체로 라이딩을 하는 등 ‘호그(H.O.Gㆍ할리데이비슨 오너 그룹)’ 문화를 전파했다.

할리데이비슨 울트라 클래식(FLHTCU).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2012, Sportster, XL1200X, Forty-Eight, right broadside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1200
할리데이비슨의 와이드 글라이드

하지만 주 고객층인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하면서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을 모색하기 위해 두카티 인수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판매량은 26만2221대로 2015년보다 1.6% 감소했다. 미국 내 판매가 3.9% 줄었지만 해외 판매가 2.3% 늘면서 감소폭을 좁혔다.

할리데이비슨이 높은 배기량으로 웅장한 멋을 뽐낸다면 두카티는 고성능 경주용 모터사이클로 명성을 얻었다. 두카티는 1926년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에서 진공관 등 라디오 부품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이후 모터사이클 분야로 확대했다. 두

카티의 경주용 모터바이크는 ‘수퍼바이크 월드 챔피언십’ 대회를 14차례나 석권했다. 역동적인 이미지와 날렵한 디자인으로 유럽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영국 윌리엄 왕자와 같은 유명 인사들이 즐겨탄다. 지난해 모두 5만5451대를 판매했다.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며, 이탈리아·독일이 뒤를 잇는다.

할리데이비슨 로고

두카티 로고

두카티는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 사모펀드 인베스트인더스트리얼이 2012년 폴크스바겐그룹 자회사 아우디에 두카티를 매각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이후 벌금과 소비자 피해 보상 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 매각 계획을 세웠다. 계열사와 12개 보유 브랜드 가운데 모터사이클이나 트럭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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