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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넘어 '제작·공유'로...변화하는 정치 '팬심'

중앙일보

입력

지지자가 직접 제작해 공유한 문재인 대통령의 3D 페이퍼 토이. [사진 카페 젠틀제인 캡처]

지지자가 직접 제작해 공유한 문재인 대통령의 3D 페이퍼 토이. [사진 카페 젠틀제인 캡처]

박주민 의원의 얼굴 사진을 이용해 휴대폰의 전자파 차단 스티커를 제작한 한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사진이 19일 오후 박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이날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역 당원분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계신 박주민 전자파 차단 스티커"라며 "이런 것까지 만드시다니, 금손이야 금손"(손재주가 좋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썼다.

스마트폰 앞면을 찍은 박 의원이 올린 사진에는 박 의원의 얼굴이 스티커로 들어가 있다. 박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한 지역 민주당원이 박 의원의 얼굴 사진으로 직접 전자파 차단 스티커를 만들어 스마트폰에 부착해 사용 중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의 페이스북 댓글에는 "착불로 받고 싶다", "판매해 달라" 등 네티즌들의 댓글이 올라왔다.

박주민 의원 얼굴 사진으로 만든 휴대폰 전자파 차단 스티커. [사진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박주민 의원 얼굴 사진으로 만든 휴대폰 전자파 차단 스티커. [사진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지지자가 직접 제작해 공유한 문재인 대통령의 3D 페이퍼 토이. [사진 카페 젠틀제인 캡처]

지지자가 직접 제작해 공유한 문재인 대통령의 3D 페이퍼 토이. [사진 카페 젠틀제인 캡처]

정치 '팬심'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목소리를 내는 것을 넘어 정치인과 관련한 '굿즈'(기념품, 상품 등을 이르는 말)를 제작해 온라인 커뮤니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가 직접 문 대통령을 모델로 한 입체 종이 모형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면은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문 대통령 관련 지지자 카페에 공개됐다. 손재주가 부족한 이들도 도면을 내려받아 절취선대로 자르고 붙이면, 문 대통령 입체 모형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일종의 장난감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잡지 형식을 흉내 낸 '짤방'(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사진)도 만들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 관련 소식을 모아 몇장의 사진으로 제작해 배포되는 형식인데, 제작자는 여기에 '위클리문'이라는 제목도 붙였다. 매주 발행되는 주간지처럼, 문 대통령 관련 소식을 모아서 보라는 의미다. 위클리문은 최근 6회째 발행됐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가 직접 만들어 배포하는 '위클리문'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가 직접 만들어 배포하는 '위클리문'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최근 처음 등장한 흐름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보다 젊은 층에 소구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내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중국에 있는 팬클럽이 달력을 만들어 배포를 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티셔츠나 돼지저금통 등도 비슷한 사례"라면서도 "재기발랄하게,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은 눈에 띄는 현상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젊은 층에 대한 소구력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팬심'의 발현이 다소 과도기적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제도권 내로 흡수되고, 조직 내에서 발현될 때 지금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실장은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는데, 제도권 내로 수렴되는 것들도 있었고, 아닌 것들도 있었다"며 "내가 이 사람이 왜 좋은 지 알아야 오래간다. 이같은 팬심이 젊은층의 대학 개혁 목소리나 일자리 정책 등으로 제도화하면 지금보다 영속적이고, 의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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