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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경계 높이는 몰디브, 최고 휴양지 안전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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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신혼여행지로 인기 높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의 해안. 약 1200개의 섬마다 리조트를 하나씩 유치해 최고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표적 휴양지다, [사진=위키피디아]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의 해안. 약 1200개의 섬마다 리조트를 하나씩 유치해 최고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표적 휴양지다, [사진=위키피디아]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운 건 지난 4월 발생한 살인 사건이다. 이슬람 급진주의를 강하게 비판해 온 블로거 야민 라시드가 참혹하게 살해된 것이다. 몰디브에서 급진 세력의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2015년 말 발간된 미 안보컨설팅업체 수판그룹에 따르면 이슬람국가인 몰디브에선 약 200명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로 건너갔다. 인구(약 39만 명) 대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지난해 120만 명 방문한 이슬람 섬나라 # 섬마다 리조트 하나…보안 취약한 구조 # 대테러정책 내놨지만 "미흡하다" 비판 # 최근 급진주의 비판한 블로거 살해당해 # 몰디브인 200명 시리아·이라크 IS 가담 #"이들 귀국하면 어떤 일 벌어질지 우려"

지난해 몰디브 정부는 리조트 안전 강화와 공항·항만의 안보 재평가를 요구하는 첫 대테러 정책을 내놨다. 올 초엔 무슬림 장관 명의로 무슬림 국가 여행객을 위한 행동 권고가 담긴 문서를 여행사에 배포했다. 하지만 NYT는 “이런 조치들은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약 1200개의 섬으로 이뤄진 몰디브는 각 섬마다 리조트를 하나씩 유치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만 120만 명이 휴식을 위해 몰디브를 찾았다. 그러나 최고의 휴양지는 위기 상황에 취약하다. 대부분 리조트들이 보안 구역을 통과해 출입하도록 하고 있지만, 섬의 특성상 어디서든 침입이 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몰디브의 한 리조트 보안 담당자는 NYT에 “우리는 준비돼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실제 몰디브의 럭셔리 리조트에서 강도 사건은 간혹 일어나곤 했다. 지난해에도 두 곳의 리조트에 무장 강도가 난입해 보안 요원을 무력화하고 금고를 털어갔다.

다른 국가의 유명 휴양지에선 리조트를 노린 테러 공격도 종종 벌어졌다. 무방비 상태의 여행객은 테러의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프트 타겟’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지중해에 위치한 튀니지의 임페리얼 마하바 호텔에는 무장괴한이 침입해 최소 38명이 숨졌다. 희생자 대부분은 영국 투숙객들이었다. 지난 18일엔 서아프리카 말리의 럭셔리 리조트에 지하디스트가 총기를 난사해 최소 2명이 숨졌다.

최근 구성된 몰디브 대테러센터의 자카리야 만수르 준장은 “모든 리조트들이 준수해야 할 안전과 안보 수칙들이 마련돼 있다”며 “리조트 소유주와 운영자들은 매우 협조적”이라고 말했다. 몰디브 정부의 안보 담당자도 “테러가 계획 중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전직 테러담당 경찰 고위관계자는 “최근 니캅를 쓰고 수업한 교사를 정직시킨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급진화를 부추기고 공격의 토양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관광객들에 대한 안전 조치가 미흡해 해외로 떠난 지하디스트들이 귀국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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