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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나가 됐을 때 가장 강하다"

중앙일보

입력

 14일(현지시간) 미국 정가를 덮친 총기 난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듣기 힘들었던 ‘단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차분한 어조로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4분여의 입장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가 됐을 때,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할 때 가장 강하다”고 말했다.

총기 난사에 단합 강조 연설 #여야도 충격 극복 한 목소리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를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워싱턴에서 봉사하는 모든 이들이 미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곳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끔찍한 총격으로 인한 모든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범의 반공화당 성향을 거론하지 않아 정치적 논란을 자초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총격을 당해 다친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을 병문안했다. 스컬리스 의원은 당초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고 알려졌으나 병원 측은 수술 후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단합을 외쳤다. 하원 본회의장에선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은 “우리는 충격 속에서 단합하고 고통 속에서 단합한다”며 “우리 중 한 명에 대한 공격은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공화ㆍ민주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로 동의의 뜻을 표현했다. 라이언 의장은 “의회가 특히 간직해야 하는 모습은 내가 아침에 사진으로 봤던 민주당 동료 의원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습”이라며 민주당에 감사를 표했다.

야구 연습 중이던 민주당 의원들이 14일 공화당 의원들의 피격 소식을 접한 뒤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트위터 캡쳐]

야구 연습 중이던 민주당 의원들이 14일 공화당 의원들의 피격 소식을 접한 뒤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트위터 캡쳐]

 뒤이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라이언 하원의장과 나는 생각이 같다”며 “이번 사건을 우리를 하나로 묶는 데 쓸 것이며 우리를 더 갈라놓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우리는 차이가 있지만 내 기도는 이 차이를 해결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백악관과 여야 모두 희생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하나가 되는 미국을 강조했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우려를 함께 전했다. 신문은 “9ㆍ11 테러 이후 정치적 스펙트럼을 뛰어 넘어 하나가 되는 기간이 있었지만 나라는 1년도 안돼 더한 당파적 갈등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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