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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좌절·흥분…뮬러 특검 해임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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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캠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트럼프 대선캠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을 고려 중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청문회 증언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같은 관측이 현실화된다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 '절친' 루디 CEO "특검 종료에 무게 두는 듯" #깅리치 "코미가 의도적으로 만든 상황…폐기해야" #"뮬러 특검팀 4명 친민주당 인사" 중립성도 시비 # 민주당 "특검 해임해도 다시 뮬러 추천할 것" #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뉴스맥스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12일(현지시간) PBS방송 ‘뉴스아우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특검 활동을 종료시키는 것(terminating)을 고려 중이다. 그가 그 옵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그건 매우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좌절과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어 측근들에게 자주 위협을 가할 정도”라면서 특검 해임을 두고 백악관이 내분 양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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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도 트럼프 측근의 발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수의 사람들이 뮬러 특검을 해임해선 안 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루디의 발언과 관련해 “그의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더 이상 언급은 회피했다.

트럼프가 뮬러 특검 해임을 선택지로 두고 있다는 관측은 최근 여러 곳에서 불거졌다. 전날에도 트럼프 변호인단 소속인 제이 세큘로 변호사가 A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법률팀 조언과 정부 내외부 인사들의 조언을 듣겠지만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안 할지를 예측할 수 없다”면서 해임 옵션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AP=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AP=연합뉴스]

트럼프가 뮬러 특검을 해임한다면 두 가지를 빌미 삼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코미 전 국장이 청문회에서 증언했듯, 의도적으로 대화 메모를 언론에 유출해 특검을 유도한 게 시비거리가 된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 생각엔 이제 미 의회가 개입해 이번 특검을 폐기해야 한다”면서 “코미가 의도적으로 이런 특별한 상황을 만들었다. 매우 역겹다”고 비판했다.

뮬러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 의문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이날 연방선관위 보고서를 토대로 특검팀 소속 수사관 4명이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진영 등에 후원금을 기부한 ‘친(親)민주당’ 인사라고 지적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트위터에서 이를 지적하며 “특검이 공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공화당원들이 착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도 반격에 나섰다. 하원 정보위의 애덤 쉬프 민주당 간사는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뮬러를 해임한다면, 의회는 즉각 특검을 다시 추진하고 뮬러를 임명할 것”이라며 “우리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측근 세션스, 내일 청문회 공개 증언키로

세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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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의 중요 인물로 지목된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13일 열리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한다. 강직한 의회주의자로 불리는 세션스 법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 끝에 장관직 사의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가 어떤 증언을 하느냐에 따라 코미 증언 못지않은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 세션스는 이날 법무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민이 직접 진실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공개증언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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