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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오스타펜코, 시드 없이 프랑스오픈 우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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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옐레나 오스타펜코. [사진 WTA홈페이지]

2017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옐레나 오스타펜코. [사진 WTA홈페이지]

막 스무살이 된, 볼살이 통통한 20세 신예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47위)가 세계 4위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를 꺾고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다.

84년 만에 비시드 선수로 대회 여자단식 정상 #세계 47위, 대회 여자단식 최저랭킹 기록 경신

오스타펜코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할레프에 세트스코어 2-1(4-6 6-4 6-3)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은 춘추전국시대였다. 세계 2위 세리나 윌리엄스(2위·미국)가 임신으로 불참을 선언하고, 도핑 스캔들 여파로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178위)가 출전하지 못했다. 거기다 현재 세계 1위 앙젤리크 케르버는 1회전에서 충격의 탈락, 16강에서 지난해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자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5위)까지 떨어졌다.

이런 기회를 지난 8일 막 스무살이 된 오스타펜코는 놓치지 않았다. 오스타펜코는 1933년 마거릿 스크리븐(영국) 이후 84년 만에 비시드 선수로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또 역대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우승자 최저랭킹(47위) 기록도 세웠다. 더불어 라트비아 출신 첫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1세트에서 오스타펜코는 게임스코어 4-4에서 할레프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하지 못해 4-6으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도 0-3으로 끌려갔지만 시종일관 힘이 넘치는 스트로크로 6-4로 역전했다.

그리고 최종 3세트에서 상대 라인을 노리는 다운더라인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오스타펜코는 공격 성공 54-8, 서브 에이스 3-0으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아직 노련하지 못한 탓에 실수도 많았다. 더블 폴트는 5-0, 범실은 54-10이었다.

그를 정상에 오르게 한 건 남자보다 센 스트로크였다. 그는 이번 대회 출전한 선수 중 남녀 통틀어 포어핸드샷 평균 속도가 시속 122㎞로 4위다. 남자 세계 1위 앤디 머리(영국)의 시속 117㎞보다 빠르다.

그는 "이렇게 큰 경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우승한 걸 믿을 수 없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그들과 경쟁해 멋진 경기를 한 게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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